2.2조 프리PF 추진하는 힐튼호텔부지, 주관사 신한투자證→'NH·한투·삼성證' 변경

4조5000억원 규모의 서울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 프리PF(Pre PF) 형태로 2조2000억원을 조달해 철거 단계까지 마치기로 했다. 난이도가 높은 파이낸싱인 만큼 금융주관사는 기존에 예정됐던 신한투자증권에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 3곳으로 변경됐다.
프리PF 조달 후 2년 내 본PF 전환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과 현대건설이 주요 주주인 와이디427PFV는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4-2·7지구(힐튼호텔 부지)’의 철거를 마무리하기 위해 우선 2조2000억원을 조달한다. 금융 종결 목표는 5월 말이다.
당초 4조5000억원 규모의 본PF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바꿔, 철거 시기(프리PF)의 2조2000억원과 착공 시기(본PF)의 4조5000억원을 나눠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당장의 대규모 자금 모집 부담을 줄이고, PF 금융시장 내 유동성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대출 실행 이후 철거 완료까지는 약 24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며, 2년 뒤 착공 시점에 본PF로 전환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철거를 책임지고, 2조2000억원 중 후순위 2000억원의 채무를 보증한다. 다음 달 조달할 1차 자금은 올 초 연장된 브릿지론 1조4400억원 상환 및 철거비용에 활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큰 데다 철거와 본공사 기간까지 포함하면 6~7년이 걸리는 대형 사업이라 자금 조달을 두 차례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주관사, 신한투자證 → NH·한투·삼성證으로 변경
PFV의 주요 주주이자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딜을 주도하는 가운데, 최근 PF 주관사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곳이 선정돼 금융 조건 협의에 들어갔다.
브릿지론 주관사이자 PF 주관을 맡을 예정이던 신한투자증권과는 결별했다.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그만큼 파이낸싱 난이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대건설과 이지스운용은 새롭게 선정된 3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내달까지 대주 모집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지역 농협), NH농협금융 등 범농협그룹 계열사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농협중앙회는 기존 브릿지론에도 참여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후순위를 보증하고, 고급 주거 및 오피스 건립 명가로서의 이미지를 갖춘 점도 자금 조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산 조망과 서울역 접근성이 결합된 ‘한국판 아자부다이힐스’ 트로피 에셋이라는 점도 대주 설득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높은 조성 원가, 서울 도심권(CBD)의 공급 과잉 이슈, 기관들이 선호하지 않는 브릿지론 성격의 프리PF라는 점은 대주 모집 시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와이디427PFV는 지난 2월 현대건설과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총 공사비는 1조1878억원이다. 힐튼호텔 부지에는 연면적 10만5619평 규모의 지하 10층~지상 39층 대규모 오피스·호텔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PFV의 주요 주주(보통주 기준)는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펀드421호(61.95%)와 현대건설(30%)이다.
한편, 이지스운용이 힐튼 부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8-1·6지구(메트로&서울로타워 부지) 재개발사업도 상반기 중 1조5000억원 규모의 PF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브릿지론 7170억원이 오는 6월 만기를 앞두고 있어 본PF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사업의 시행법인은 와이디816PFV이며, 이지스운용의 ‘사모부동산펀드421호’가 와이디427PFV와 와이디816PFV의 주요 주주다.
이지스운용은 힐튼호텔 부지와 메트로&서울로타워 부지를 통합 개발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약 46만㎡에 달하는 복합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두 프로젝트를 통합한 사업명은 그리스어로 ‘완결성’을 뜻하는 ‘이오타(IOT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