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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코, "고금리 기조에선 부동산부채·틈새섹터 노려라"

원정호기자
- 10분 걸림 -
핌코(PIMCO)의 프랑수아 트라우쉬(François Trausch) 부동산 부문 CEO 겸 CIO(핌코 웹사이트)

상업용 부동산(CRE)시장이 도전과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부동산 차주는 유동성 감소와 자본화율(캡레이트) 상승으로 인한 건물 밸류에이션 하락 및 부채 비용 증가에 따른 고통에 직면했다. 실질 금리가 2021년 수준보다 200~300bp 높게 지속되면 부동산 가격은 2021년 최고치보다 20~40%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2년간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그 영향은 심각하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차입 비용과 금리가 높아 자금 조달이 여전히 어렵고 단기적으로는 감정평가액과 가격의 추가 하락을 부추긴다. 때문에 대출 연장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올해 주요 선거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투자 및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세계적 채권 운용사인 핌코(PIMCO)의 프랑수아 트라우쉬(François Trausch) 부동산 부문 CEO 겸 CIO는 "이런 불확실성이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지만 혁신적 금융솔루션과 전략적 투자 기회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트라우쉬 CEO는 최근 발간한 '핌코 부동산 아웃룩-상업용부동산의 도전과 기회' 보고서에서 "자본과 전문성을 갖춘 금융사는 고금리 환경 속에 선순위대출부터 메자닌대출, 우선주까지 다양한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또한 데이터센터와 물류창고 분야는 디지털화와 이커머스의 지속적인 성장 추세에 힘입어 시장 전망이 매력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격변하는 지형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회복력과 적응력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변동성 속에서 숨겨진 기회를 찾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며 디지털화, 탈탄소화, 인구통계학적 변화 등 시장 성장 확신이 높은 테마에 집중하면 투자자는 현재의 폭풍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핌코 보고서가 제시한 주요 부동산 섹터별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AI시대의 패권 경쟁

AI붐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열기를 촉진했으며, CRE에도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했다.

장기적으로 AI는 사무실 공간의 필요성을 줄이고, 학생 주거 수요를 감소시키며, 도시 인구 밀도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그 영향의 속도와 규모는 아직 불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용량 경쟁을 촉발했다는 점이다. 2024년 1분기 전 세계 데이터센터 임대 규모는 불과 3년 전보다 7배 증가한 1800MW를 돌파했다.  개별 건물이 아닌 캠퍼스 전체를 계약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데이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주권을 추구하는 각국 정부의 노력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반대로 한정된 전력 공급은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개발에 점점 더 큰 제약이 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향후 몇 년 동안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데이터센터 투자자들은 AI 기술의 최종 승자에 베팅하지 않고도 AI 플랫폼의 공급업체로서 AI 성장에 올라탈 수 있다.

물류창고: 세속적 수요로 장기적 성장 지속

탈세계화와 이커머스가 창고 및 물류의 장기적인 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전자상거래와 같은 디지털화 트렌드와 연결된 물류 시설은 보다 안정적인 수요 궤적을 보일 것이다.

유럽에서는 수요가 둔화되고 있지만 임대료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물류는 다시 한 번 많은 투자자들의 쇼핑 목록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의 자본화율 확대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아시아지역에서 온라인 매출은 2021년 전체 리테일 매출의 약 20%에서 2026년에는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탈세계화는 '니어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 추세를 계속 이끌고 있다.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을 이전함에 따라 베트남과 인도는 이득을 볼 것이며, 리쇼어링은 일본과 한국에 혜택을 줄 수 있다.

멀티패밀리: 수요는 강하지만 미국에선 회복 지연

멀티패밀리(기업형 임대주택)에 대한 구조족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유럽에서는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높은 개발비용과 엄격한 환경 규제로  공급이 제한된 반면  멀티패밀리 형성이 가속화되고 주요 대도시 지역으로의 이주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견고하다.

아시아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과 임대료가 견고해지고 있다. 치솟는 주택 가격과 젊은 층의 도시 이주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장기 임대 트렌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생활과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강조되면서 지역 전반에 걸쳐 테마형 주거 및 코리빙 공간의 성장이 촉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단기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 지난해 아파트 준공이 40년 만에 최고치인 58만3000호에 달하는 등 멀티패밀리 부문 전반에서 기록적인 신규 공급이 이뤄졌다. 이러한 공급 급증으로 공실이 증가했으며, 공실률 확대와 함께  건물 시장 가치가 25%~30% 하락하고 있다.  

멀티패밀리에 대한 장기적인 임차 수요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금리 상승 등 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단기적 공급 증가 압박은 미국 멀티패밀리시장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만 미국시장은 2026년까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 상승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건설 착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오피스: 역풍에 직면했지만 지역별 전망 상이

오피스에 대한 글로벌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제한적이며,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와 대출기관이 오피스 배분을 줄이려고 하면서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상업용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오피스 비중은 2022년 35%에서 현재 29%로 감소했으며 추가 감소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역별 전망은 다르다. 유럽에서는 주요 중심 비즈니스지구의 친환경 고품질 빌딩에 대한 수요가 비교적 탄탄하다.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는 재택근무 트렌드가 덜 정착되고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근로자들이 도심의 작은 주택에 거주하고 대중교통이 더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규제로 인해 많은 오피스 빌딩이 유럽에서 점점 더 엄격해진 등급 요건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존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시아의 경우, 중심 업무지구 내 오피스 수요는 대체로 2021년 수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서구보다 작은 아파트, 짧은 통근 거리, '사무실에서 일하는' 문화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중심 비즈니스 지구에서 수요가 가장 높으며, 특히 '거주, 업무, 여가' 편의시설을 고루 갖춘 건물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비용 절감과 강력한 재택근무 추세로 인해 오피스 수요가 일자리 창출에 뒤처지고 있다. 민간 자본이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함에 따라 프라임 등급 빌딩 외의 오피스 가격과 임대료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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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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