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대상 부동산PF 특별검사
금융감독원이 이번주부터 A시중은행을 상대로 부동산PF 관련 특별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순차적으로 전체 은행권을 대상을 한 특별검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부동산PF 현황과 문제점 대응방안 등을 파악하기 위해 금감원이 이번주부터 특별 검사에 돌입했다. 우선 A은행을 상대로 일주일간 검사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전 체 은행권으로 검사를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검사를 마친 뒤 다른 금융권으로 모니터링을 확대할 수 있다.
이번 부동산PF 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동산PF리스크를 보고받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은행들은 해석했다. 대통령실에 대한 부동산PF 정책 보고에 맞춰 금융당국이 검사를 통한 현황 파악과 부실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근 한 매체는 윤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 관계부처들로부터 '부동산 PF 합동보고'를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부동산 PF를 관리·감독하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수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장기화되는데다 코로나19 대출만기·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오는 9월 종료를 앞두면서 1분기 국내 4대 금융그룹의 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오르는 등 부실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 계열 은행의 1분기 대출 연체율이 모두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0.16%에서 지난 3월 말 0.2%로 0.0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22%에서 0.28%로 0.06%p, 하나은행은 0.2%에서 0.23%로 0.03%p, 우리은행은 0.22%에서 0.28%로 0.06%p 각각 올랐다.
연체율이 오른 주된 배경으로는 부동산PF 부실이 꼽힌다. 4대 금융 재무담당 임원들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부동산PF 부문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11조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PF 대출 중에서도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을 총 여신의 2%(8조8000억원)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고정이하여신이 1075억원, 연체채권은 1900억원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브릿지론을 포함해 총 7조9000억원의 PF대출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비은행 계열사에서 보유한 고정이하여신이 150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PF 익스포저가 총 3조4000억원(본PF 2조9000억원·브릿지론 4800억원)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오는 9월 코로나19 대출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이자유예 지원을 받았던 대출자들은 오는 10월부터 정상적으로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연체율 집계에 잡히지 않았던 잠재부실이 일괄 반영돼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올해 1분기 충당금을 대거 쌓은 금융그룹들이 추가 충당금 적립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철수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금융권 화두가 PF 대출인 만큼 전사적 차원에서 계열사가 대응하고 있다"며 "대주단 협약, 정상화 연착륙이 관건인데 사정이 안좋아지거나 진행이 더디면 필요에 따라 충당금 추가 적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리스크관리부문(CRO) 부사장도 지난달 27일 실적 콘콜에서 "부동산 PF, 특히 브릿지론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2~3분기 정도에 충당금을 더 보수적으로 쌓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