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업무복합개발, 선매각·선임차 없이도 5.35조 조달 앞둔 이유

엠디엠그룹이 시행하고 신한은행이 금융주선을 맡은 서울 서리풀업무복합시설(옛 정보사 부지) 개발사업이 오는 6월 5조3500억원 규모의 본 PF 모집을 마무리한다. 선임차나 선매각 없이 진행돼 준공 후 매각 리스크가 있음에도, 신한은행의 조단위 대출 참여와 우량 입지, 낮은 조성원가를 기반으로 자금 조달이 무난할 전망이다.
대규모 5조3500억 PF, 6월 모집 완료 예정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리풀 업무복합 프로젝트의 단독 금융주선사인 신한은행은 현재 5조3500억원 본 PF 모집을 진행 중이다. 대출 구조는 선순위 4조8400억원, 후순위 5100억원으로, 후순위 비중이 비교적 낮다. 예상 수입 대비 LTV는 선순위 59.8%, 후순위 66%다.
금리(쿠폰금리 기준)는 선순위가 CD+3.25%(변동금리), 후순위는 고정 7.35%다. 최근 CD금리(2.71%)를 적용하면 선순위 금리는 6%를 넘지 않는다. 이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선순위 대주가 후순위 대출에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주관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당초 대주단 참여를 희망했던 일부 보험사는 금리 하락으로 수익률이 낮아지자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대주단, 은행·보험권과 PDF 운용사 중심
지난 3월 투자소개서(IM)를 배포해 대출 참여 의향을 받은 결과, KB금융그룹, 우리은행, 농협중앙회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한자산운용 등 사모대출펀드(PDF) 운용사들도 합류할 예정이며, 증권사들은 주로 후순위 대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출 기간은 2030년 준공까지 64개월이다.
본 PF에 앞서 책임준공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와 평당 1280만원 수준으로 공사도급 가계약을 체결했다. 풀펀딩 PF 구조로 공사비를 선조달하고, 시공사는 기성률에 따라 공사비를 수령한다. 6월 초 본PF 금융약정 체결 후, 6월 말 자금 인출과 함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임차·선매각 없이 베팅, 리스크 감수 구조
이 사업은 선임차나 선매각을 구하지 않은채 공사를 시작하는 구조다. 5년 후 준공 시점의 시장 가격에 맞춰 매각할 경우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이는 미래 시세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현 시점에서는 불확실성을 안고 금융을 조달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회사 내규상 선임차나 선매각 없는 오피스 PF에 참여할 수 없는 금융사들도 적지 않다. 또 서울시 오피스 공급 과잉 우려와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급 타이밍이 맞물리면서 매수세 분산 우려도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신한은행 조단위 참여, 조달 안정성 높여
이런 리스크에도 자금 모집이 순조로운 배경에는 신한은행의 선제적 조단위 대출 참여가 있다. 신한은행은 5월 초 여신심의를 통해 2조원 승인을 거쳐, 최대 1조5000억원을 선순위 대출로 직접 집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실질 시행사인 에스비씨PFV의 4.65% 주주로, 이미 브릿지론 1조2000억원 중 9000억원을 집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의 대규모 대출 참여로 신디케이션 모집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다른 예비 대주들의 내부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낮은 조성원가와 우량 입지, 매력도 높여
낮은 조성원가 역시 대주단 참여를 이끄는 요인이다. 엠디엠이 여러차례 유찰된 옛 정보사부지를 매입하면서 토지 매입가가 낮아, 오피스 조성원가는 평당 3500만원대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강남 테헤란로 일대의 신규 개발 조성원가(평당 5000만원대)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 준공 후 실질 임대료(E.NOC)는 평당 46만원으로, 이는 현 테헤란로 고급 오피스 수준과 맞먹는 수준이다.
우량 입지 역시 강점이다. 사업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9만7114.6㎡ 규모로,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A에 해당한다. 연면적 17만평 규모로 업무시설, 문화시설, 연구시설, 판매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지하 7층~지상 19층, 총 5개 동으로, 동당 평균 연면적은 약 3만2000평이다.
내방역, 서초역, 서리풀터널, 서리풀공원과 인접해 교통과 녹지환경이 뛰어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강남권에서는 트로피 에셋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삼성역 일대 개발에도 고급 오피스 수요를 흡수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