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원 8일 인터뷰 5곳 진행...FI냐 SI냐, 우선협상 대상은 안갯속

올해 오피스 시장 최대 규모 딜로 꼽히는 '판교 테크노타워' 매각과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일 매수 희망 기업 5곳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KKR, 국민연금, 한국토지신탁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스마일게이트, 카카오뱅크 등 전략적 투자자(SI)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둘러싼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8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과 매각 자문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BRE코리아는 이날 테크원타워 매각 입찰 참여자 중 5곳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7곳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케펠자산운용은 인터뷰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터뷰 대상자는 크리에이트자산운용·KKR, 캡스톤자산운용·국민연금, 한국토지신탁·증권사 컨소시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카카오뱅크, 스마일게이트 등이다. 이들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평당 3000만 원 초반대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임대료는 다소 낮지만, 인근 시세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캡레이트(수익률)는 4% 초반대를 형성한다. 연면적 6만 평으로 환산하면 총 매각가는 1조8000억~2조 원 초반에 이르며, 올해 오피스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인터뷰 대상 중 FI는 크리에이트운용이 글로벌 운용사 KKR의 아시아펀드를, 캡스톤운용은 국민연금의 코어플랫폼펀드를 각각 앞세워 참여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증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보통주·우선주를 나눠 인수전에 나섰다.
SI 측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한투리얼에셋운용과 손잡았고, 스마일게이트는 단독으로 응찰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032년까지 이 건물에 대한 임차 확약을 한 상태로, 사옥 활용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참여했다. 테크원타워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2032년까지 임차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공실 우려는 없다. 네이버는 현대차에 일부 공간을 전대차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산을 운용하다 2032년 이후 사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인터뷰 이후 인수 가격과 딜 클로징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우협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번 거래를 연내 실적으로 인식하려면 오는 10월 말까지 종결해야 하므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양해각서 체결, 실사 등 일정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운용은 앞서 미래에셋맵스사모부동산펀드 62호를 통해 판교알파돔시티 6-2블록 부지를 매입해 프라임급 오피스로 개발했다. 당시 평당 1억 원대의 고가 토지 매입으로 논란이 있었으나, 전체 조성원가는 연면적 기준 평당 1700만 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2023년 5월 준공됐고, 이후 2년간 운영해 왔다.
펀드 수익자는 미래에셋그룹이 54.5%, GIC가 45.5%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 네이버가 45.5%의 지분을 보유한 임차사였지만, 2023년 셰어딜 거래를 통해 이를 GIC에 약 8000억 원에 매각했다.
성남시 분당구 분당내곡로 131에 위치한 테크원타워는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9만7236㎡(약 6만 평)에 달하는 판교의 랜드마크 오피스다. 알파돔시티 내 4개 블록 중 하나로, 판교역과 연결돼 우수한 입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