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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개발시장 개점휴업...매입확약 필수

원정호기자
- 6분 걸림 -

작년 말 삼성증권이 전망한 올해 물류센터 공급량은 121만평이었다.  그런데 올 1분기 80만평으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 싶더니 2분기 말 다시 69만평으로 낮췄다.  요즘 분위기로 봐선 이 공급 규모를 또 다시 낮춰야할 것 같다.   건축 원가와 금리 급등, 시공사 분쟁 등이 겹쳐 공사 지연이 속출하더니 이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개점휴업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외국계 펀드가 구세주로 등장해 개발시장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자금조달 위해선 선매입(LOC) 확약 필수

물류센터 개발시장의 주요 선순위 플레이어인 새마을금고(새금고)가 대출 취급 조건을 크게 강화하면서  새금고의 기준이 선순위 대주 조건의 스태더드로 잡아가는 모양새다.  

새금고에 따르면 무엇보다  대형 자산운용사·리츠 또는 실수요자의 `준공 후 매입확약서(LOC)'가 있어야 새금고를 선순위로 끌어들일  있다.  매입확약액 중 10% 이상의 계약금을  신탁 계좌에 현금 입금해야 한다.  매입확약을 이행히자 못하면 계약금이 몰취되며, 이행보증보험 등의 대체 활용도 가능하지 않다.

특히 펀드·리츠 등 간접투자기구가  매입할 경우에는 상환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실제 투자자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아 내야 한다. 단 매입금 중   담보인정비율(LTV) 40%는 금융기관의 담보대출 확약서로 대체 가능하다.   투자 확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채무인수 등의 조건이 따른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 탓에  이지스 마스턴 코람코 등 대형 운용사의 블라인드 펀드를 중심으로 LOC를 내주고 있다.

우량 임차인의 장기 임대차 계약 도 자금조달을 위한 선제 조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절반 이상의 임대 면적에 대해 5년 이상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야 선매입 확약이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PF금융 조달도 할 수 있다.

지난 7월 이지스밸류리츠는 여주 쿠팡물류센터의 매매계약 해제 절차에 들어간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이지스밸류리츠가 선매입을 결정한 여주 쿠팡물류센터는 당시 상온동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그런데  물류센터가 저온동 증축에 나서자  신규 임대차 계약을 맺고 리츠에 편입할 예정이었다.  매수인인 이지스밸류리츠의 매매계약 조건은  신용등급 BB+ 이상 임차인이 8년 이상 장기 임차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매도인이 구한 임차인이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약 해제사유가 발생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이미 지급한 계약금 20억원과 중도금 60억원 전액을 최근 돌려받았다. 여기에다 계약 미이행에 따른 배상금 20억원을 추가 수령해  리츠 주주에게 특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PF자금을 모집하려면 선매입 확약과 우량 임차인의 장기 임대차로 끝나는 게 아니다.  시공사 조건도 있다.  신용등급 BBB-이상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입보해야   새금고를 선순위 대주로 유치할 수 있다.

증권사 밀어내고 외국계 자본 침투

PF금융 자금 조달 조건이 이중 삼중으로 까다로워지면서 PF금융 실행이 매우 희소해졌고  증권사들도 이 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주단의  취급 조건 강화로 주요 플레이어였던 메리츠증권이나 하나증권, 다올투자증권도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 취급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우량한 물류센터 개발 건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증권사의 금리도 높아 경쟁에서 밀린다.  물류센터의 전통 투자자였던 공제회나 은행들은 자금을 축소하고 대출 태도를 보수적으로 바꾸면서 자취를 감췄다. 대신 새마을금고와 부동산신탁사, 증권사가 경쟁하고 있다.   OK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도  중,후순위 투자를 선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순위PF 대출금리(올인 코스트 기준) 를 비교하면 새마을금고 8.5%, 부동산 신탁사 10%인데 비해 증권사는 12%에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외국계 펀드가 자금 공백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외국 자본은 물류센터 시장 초기인 2010년대 일찌감치 국내 시장에 들어와 대부분의 물류부동산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국내  자본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인천 아스터항동물류센터를 5850억원에 매입한 거래를 기점으로 여러 외국 자본의 대규모 투자가 한국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 전문 사모펀드(PEF)인 스톤피크(Stonepeak)는 최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과 실물시장 악화로 물류센터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자 외국계 자금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투자자금을 들이미는 것으로 보인다.    공급은 막힌 데 비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물류센터 시장이 여전히 밝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외국자본은  실사를 통해 우량한 입지의 물류센터라고 판단할 경우 중순위와 후순위에도 투자하고, 매입 확약도 해주는 등 `풀 서포트'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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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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