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 하남 데이터센터 인수자금 구조 '윤곽'
상장 인프라펀드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MKIF)가 이지스아시아의 40MW급 하남 데이터센터를 9000억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알려진 1조원에 비해서 인수가를 낮추고, 기존 선순위 담보대출도 증액해 에쿼티 조달 부담을 덜 예정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는 이지스운용의 싱가포르법인인 이지스아시아가 준공한 40MW급 IT용량의 하남데이터센터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한다. 당초 시장에 알려진 1조원 매입가에 비해서 1000억원 정도 줄어든 금액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에쿼티와 후순위대출을 합쳐 약 4000억원을 조달하고, 금융권으로부터 선순위 담보대출 약 5000억원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이지스가 지난 2월 건물을 준공한 이후 받은 담보대출 4000억원에 비해 대출금이 1000억원 늘어나는 것이다.
새 담보대출 조달을 위해 국민은행을 주관사로 금융사별 내부 심사 승인을 거치고 있다. 사업 안정성을 높게 본 금융사들이 많아 담보대출 모집이 오버부킹(신청 초과)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맥쿼리인프라는 보유현금과 차입, 유상증자 등을 통해 에쿼티와 후순위에 투자할 계획이다. 민간투자법상 맥쿼리인프라의 차입금은 자본금의 30%로 제한되며, 3월말 차입 약정액 8422억원 중 차입 잔액은 4680억원으로 차입 여력이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금융사들의 담보대출 승인을 마치는 대로 데이터센터 인수를 종결할 예정이다.
거래가 종결되면 이지스아시아 펀드는 약 4000억원대 매각 차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남 데이터센터의 총 사업비(PF대출 포함)는 약 5000억원이 투입됐다. 토지비는 평당 1500만원 수준에서 매입했으며 MW당 공사비는 대략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지스아시아 펀드 지분(수익증권) 약 60%를 미국 타운센드그룹(Townsend Group)이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0% 지분은 한국 기관투자자 등이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하남 데이터센터 매각이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첫 거래 테이프를 끊는 것"이라며 "공사비가 오르는 추세인데다 우량 임차인인 카카오가 임차한 점이 감안돼 어느정도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남 데이터센터는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607-2, 3 일대 6637㎡(2007.8평) 부지에 지하2층, 지상 10층 연면적 41901.64㎡(1만2675.2평) 규모의 40MW급 데이터센터다.
삼성물산이 시공해 지난 2월 준공됐다. 초우량 테넌트로 꼽히는 카카오가 면적의 92%, 사실상 전체를 임차한다. 카카오는 2022년 10월에 발생한 화재에 따른 먹통 사태 후 DR(재해복구) 능력 확보차 이 데이터센터를 선택했다. 전체 센터의 관리·운영은 LG CNS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