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증권, 태영건설사옥 담보대출 셀다운 "쉽지 않네"
태영건설이 지난 9월 여의도 사옥을 담보로 1900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과 관련해 대출채권 인수 및 주선사인 KB증권과 하나증권의 셀다운(대출채권 재양도)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차주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루머 등이 제기되자 심리적 공포에 쌓인 대주들이 지갑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9월 15일 영등포 여의공원로 111에 위치한 사옥을 담보로 1년 만기 1900억원을 빌렸다. 시공사로 참여한 PF사업장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운영자금 등으로 쓰기 위해서다. 대출은 1300억원의 선순위, 400억원의 중순위, 200억원의 후순위로 구분되며 담보청구 및 상환 순위에서 선, 중, 후순위 순서다.
주선사인 KB증권이 선순위 1000억원, 중순위 250억원 등 총 1250억원의 유동화사채를 인수했다. 공동 주선사인 하나증권도 중순위 100억원, 후순위 200억원 등 300억원의 유동화채권을 매입했다. 대출금리는 선순위 6.0%, 중순위 8.0%, 후순위 10.0%이며 건물 담보감정가(LTV)는 2512억원으로 알려졌다.
KB증권과 하나증권은 사모사채 인수로 성공적 클로징을 한 이후 최근 잠재 대주를 상대로 셀다운에 들어갔다.
여의도 우량 입지의 건물 담보에다 대출금리도 비교적 높아 셀다운 초기 분위기는 좋았고 일부 선순위 채권은 셀다운됐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주 태영건설 관련 유동성 루머가 두차례 불거지면서 상황이 꼬였다.
태영건설 측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음에도 셀다운 참여 희망 금융기관이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차주인 태영건설의 대출채권 기한이익 상실을 우려한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우량한 담보의 대출건인데 차주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출채권이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주선 증권사들은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진정돼야 올스톱된 셀다운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는 심리적 공포에 따른 시장 경색이 과한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컴백한 윤세영 회장이 리더십을 보여주고 핵심 자회사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마련되면 담보대출 건이 제 가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