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책임준공보증 나온다...조합표 책준상품 출시 배경은?
건설공제조합이 하반기 중 책임준공 보증시장에 뛰어든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이 의무를 대신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신용도가 높은 규모있는 시공사에 한해 보증상품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3분기말이나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책임준공보증 상품 마련에 착수했다. 내부적인 결정을 마쳤으며 앞으로 이사회, 운영위원회를 거쳐 국토부에 신규 보증 상품 신청 등의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건설공제조합의 책임준공보증은 일종의 시공사에 대한 백보증 형태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책임을 건설공제조합이 대신 지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증 채권자는 부동산신탁사이며 보증 채무자가 시공사(건설공제조합 조합원)가 된다. 사고율과 보증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해 시공실적이 많고 일정 신용도 이상의 건설사를 상대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상품 출시를 위해 건설공제조합은 우선 1~2개 특정 신탁사와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비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와 협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준공보증 상품의 출시 배경
`책임준공‘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계약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란 나대지 상태에서 사업성만 보고 제공되는 대출이다. 때문에 ‘기한 내 건물을 완공하겠다’는 책임준공은 확실한 물적 담보 역할을 한다.
책임준공이 중요해지면서 부동산 신탁사들이 그 의무를 대신 부담하고 수수료를 받는 책임준공확약형 신탁상품을 내놓아 큰 히트를 쳤다.
2010년대 들어 중소규모 건설사들이 PF개발사업에 진입하려고 했으나 회사채 신용등급이 없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PF자금을 모으는 증권사들이 부동산신탁사 책임준공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KB금융 계열 KB부동산신탁이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책임준공 상품(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을 출시했고, 이 상품이 수수료 수입의 황금알로 부상했다. 이후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이 앞다퉈 이 상품을 주력상품으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차입형 토지신탁(개발신탁)에 주력했던 한국토지신탁이나 대한토지신탁의 외형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책임준공 상품을 앞세운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의 수수료 매출이 급증했다.
책임준공형 신탁상품이 급성장하는 동안 신탁사의 책임준공 조건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시공사가 적지 않았고 불만도 커졌다.
이 계약을 체결하면 공사비를 받지 못해도 준공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 여기에다 분양 저조시 대물 변제 수령과 같은 특약 사항이 계약서에 추가된다.
불공정하다고 느끼면서 시공사들은 왜 책임준공 조건 공사에 매달리는 걸까. 부동산경기가 좋은 데 비해 공공 물량이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민간 주택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민간 발주자인 대형 시행사나 부동산신탁사들은 한정적인 반면 시공사들은 경쟁 포화 속에 공사를 따내기 위해 책임준공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책임준공이 PF 관련 지급보증이나 채무인수보다 시공사의 재무에 미치는 부담이 덜한 점도 공사 수주를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앞으로 미분양이 늘수록 책임준공은 시공사 재무 건전성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자금력 약한 시공사들은 대금을 받지 못한 채 공사를 이행하면서 부실화될 수 있다.
이에 건설업계 사이에서 일정 수수료를 내면 건설사의 준공리스크를 담보할 수 있는 보증보험상품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건설공제조합이 공공공사에 한해 공사이행보증(준공 보증)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이와 유사한 상품을 민간 건축공사에도 확대하자는 취지다. 이것이 건설공제조합이 하반기 책임준공보증 상품을 출시하게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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