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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상풍력·태양광시장, 외국계 자본 각축전

원정호기자
- 13분 걸림 -
RWE가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서해해상풍력 위치도(사진=RWE)

외국계 펀드·에너지기업·디벨로퍼 등이  국내 해상풍력과 태양광시장을 빠르게 선점해가고 있다.  국내 자본과 전략적 투자자(SI)가 자금 및 역량 부족을 이유로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외국 기업은 막강한 자금력과 풍부한 경험을 등에 업고 신재생 기업과  발전프로젝트 쇼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외국 자본이 탄소중립과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국내 민간투자시장 초창기 호주 맥쿼리가 시장을 선점하며 큰 수익을 올린 것처럼 외국 자본에 미래 에너지 주도권을 맡기고 막대한 수익도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해상풍력에 앞다퉈 진출한 외국기업들

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독일 에너지기업 RWE는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충남 태안 해안에서 약 45km 떨어진 서해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495MW 규모 발전사업허가(EBL)를 받았다. RWE가 지난 2021년 한국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 해상풍력 독점 개발권을 따낸 것이다.

RWE는 수자원공사와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본부장 출신의 서택원 상무를 대외협력 총괄 담당에 기용하고 지역주민 수용성과 대관 이슈를 대응해왔다.  앞으로 엔지니어링 및 환경영향평가를 거치고, 지역 군 및 한전과 협력해 계통연결 계약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RWE는 이미 국내 3GW 규모의 해상풍력 파이프라인(금융조달 이전 진행 딜)을 갖고 있다.  태안군을 포함해 신안 앞바다 510MW 늘샘우이프로젝트, 인천의 2GW 하늬바람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RWE는 아울러 현대건설과 해상풍력 공동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태국 대기업 비그림파워(B.Grimm Power)는 740MW에 달하는 국내 해상풍력 2개에 약 6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거래는 전남 영광 낙월면에 위치한 365MW 영광낙월과 375MW 영광한빛에 관한 것이다. 비그림 발표에 따르면 두 프로젝트 모두 한전과 전력망 연결 협약을 체결했다. 비그림파워는 357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낙월사업의 주체인 낙월블루하트(낙월풍력)의 지분 28.2%를 명운산업개발로부터 인수하고, 명운산업개발의 지분 29%를 인수했다. 낙월풍력은 남부발전과 20년간 고정가격으로 장기신재생에너지인증서(REC)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한빛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액은 한빛풍력 지분 49% 인수대금 약 2530만달러다.

오스테드가 추진하는 인천해상풍력단지 위치도(사진=오스테드코리아)

덴마크의 에너지 큰손인 오스테드는 작년 11월 인천에서 70㎞ 떨어진 서해에서 1.6GW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발전 사업권을 얻었다. 오스테드는 공유수면 점유·사용 허가, 환경영향평가 등 남은 인허가 절차를 거쳐 8조원을 들여 이르면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오스테드는 미국 일본 등에서의 해상풍력 사업은 축소하면서도 한국내 사업은 지속할 방침을 밝혔다.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국내 해상풍력의  4~6GW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 앞바다의 반딧불이와 동해1, 추자도 앞바다의 서추자와 동추자가 포함된다.

반딧불이와 동해의 설비용량은 각각 750MW와 200MW다. 현재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있으며, 올해까지 모든 허가 절차를 마치고 내년 건설에 착수해 2030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반딧불이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결정은 내년 1분기 예상한다.

덴마크의 CIP(코펜하겐인프라파트너스)는 △전남해상풍력1~3 900MW △해울이해상풍력1~3 1.5GW △해송해상풍력1, 3 1GW △해금해상풍력1, 2 1GW의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다. 고정식과 부유식 프로젝트 개발에 모두 나서며 국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이 중 전남해상풍력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인 SK E&S와 SPC를 설립해 개발을 추진 중이며 지분은 SK E&S와 CIP가 각각 51%, 49%를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맥쿼리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의 해상풍력 디벨로퍼인 코리오는 토탈에너지스와 손잡고 부산, 울산, 전남 등지에 총 2.9GW 규모로 8개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BP도 남해안 지역에서 개발 중인 해상 풍력 발전 단지 투자를 신고했다.

해외 유명 사모펀드, 국내 태양광플랫폼 쇼핑

아르고에너지의 투자 태양광(사진=액티스)

태양광 시장에서는 영국 투자기업 액티스(Actis)가 지난달 말 한국 재생에너지 플랫폼 아르고에너지(Argo Energy)에 투자하면서 국내 태양광시장에서 진출했다.  액티스는 최대 약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소형 규모 및 옥상 태양광 발전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인 아르고 에너지를 100% 소유한다.  아르고에너지는 현재 110MW의 태양광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거나 진행 중이며 향후 몇년 동안 400MW 이상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이로써 국내 태양광시장에서는 액티스, 맥쿼리, 블랙록 등 3개의 플랫폼경쟁이 시작됐다. 맥쿼리아시아인프라펀드(MAIF) 3호는 지난해 초 한국 태양광개발 사업자 투자 플랫폼인 '써미트 에너지 얼라이언스(Summit Energy Alliance·SEA)'를 신설하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에 앞서 블랙록(Blackrock)은 지난 2022년 12월 태양광플랫폼인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에  17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21년 9월 이 회사의 첫 지분 취득에 이어 2번째 투자다. 이로써 BEP는 최근 3년 동안 약 3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게 됐다.  BEP는 전국의 중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사들여 운영하고 있다.

블랙록은 아울러 2021년 7월에  신재생에너지전문투자그룹인 크레도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크레도홀딩스는 2018년 설립된 이지스프라이빗에쿼티(PE)를 전신으로 한 회사이며 출범 이후  한국의 해상풍력개발사업, 대규모 태양광 사업, 대규모 연료전지 사업 등의 투자에 집중해왔다.   다만 크레도홀딩스의 자회사 크레도오프쇼어가 추진중인 신안해상풍력 발전사업 5건(2GW)과 관련, 연초 산업부가 인가를 불허해 해상풍력 확장에는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호남권 전력계통 포화가 주된 이유 중 하나다.

한편 싱가프로계 에너지기업 거린에너지도 전남을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투자하며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외국계 자본, 국내 에너지시장 진출하는 이유는?

외국계기업의 한국 재생에너지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는 것은 한국이 전세계 8위 에너지 소비국인데다 정부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며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액티스의 에너지·인프라 파트너인 아산카 로드리고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 경제를 가진 한국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10%에 채 못 미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1.6%, 2036년 30.6%까지 단계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

2030년까지 확충하기로 한 전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약 40GW다. 이때까지 확충될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약 3분의 1을 해상풍력분이다. 2030년까지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해상풍력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시장 확대와 더불어 정부는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가 국내 기업의 일감을 늘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계획대로 채우려면 외국계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직접 전력구매 계약(PPA)을 도입하고 기업 PPA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한 토지 및 전력망 연결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장기 고정 가격 계약을 통해 운영 후 20년간 보조금이 얹어진 높은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안정적 수익을 내도록 보장받고 있다.  이에 해상풍력 사업의 원조 격인 유럽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대형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신규 허가권을 대부분 이들 외국회사가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신재생시장 주도권 외국계에 뺏기나

외국 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풍부한 실적을 노하우 삼아 장기간 사업을 진행해 안정화한뒤 매각하거나  계속 보유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간가는 구상이다.  해상풍력 관련 인허가 절차에 몇년간이 걸리지만 외국기업들은 투자기간이 길거나 자금력이 우수해 버틸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영세한 지역 디벨로퍼가 발전 인허가를 받으면 웃돈을 주고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도 외국계 자본이 많이 쓰는 사업 확장 전략이다.

외국 기업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국내 자본이나 기업들은 외국계에 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손놓고 구경만 하는 처지다.  

이에 해외 SI업체들이 향후 발전소 운영을 통해 보조금이 얹어진 높은 전기요금을 가져가고, 터빈을 비롯한 핵심 기자재도 해외 업체들이 공급하면서 해상풍력 발전의 이익을 외국 기업들이 대부분 챙길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외국계 자본·디벨로퍼들이 주도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최근 상황과 관련, 국내 자산운용사의 인프라부문 대표는 "지난 90년대 후반 국내 사회간접자본(SOC)시설에 대한 민간투자시장이 열릴 때 호주 맥쿼리가 들어와 시장을 선점해 많은 수익을 얻은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맥쿼리는 지난 1999년 민간자본유치촉진법(현 민간투자법) 개정 내용에 '최소운영수입 보장제도(MRG)'가 도입되자 본격적으로 한국 인프라 개발사업 투자에 나섰다.  이어 단기간 내 국내 민자 SOC시설을 주도했다. 그 결과  2012년 맥쿼리그룹 수익에서 한국 시장은 호주,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수익을 얻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시장 형성 초기에 한창 투자해야 할 국내 자본과 SI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신재생 인프라자본을 대형화하거나 전문 대형 디벨로퍼를 육성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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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에너지해상풍력태양광

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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