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지원 민간임대' 1.5만호로 늘린다더니...우협 4곳 1800호에 그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관하는 '2023년 2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민간제안 공모 결과 서울 청량리 제일건설컨소시엄 사업장 등 4곳, 총 1807가구가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정부가 주거 안정의 일환으로 이 사업 공모규모를 1만5000가구로 늘린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목표 대비 10%대에 그친 것이다. '공공지원 민감임대'로 돌리기에 쉽지 않을 만큼 사업성이 저하된 개발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HUG는 지난 19일 '2023년 제2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민간제안 공모 우협 선정 결과를 공고했다. 이에 따르면 △제일건설컨소시엄[경기도 양주시 남방동 사업장(580호)] △제일건설컨소시엄[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사업장(238호)] △이에이글로벌컨소시엄[경기도 양주시 월산리 사업장(787호)] △대영에코건설컨소시엄[대구시 동구 동호동 사업장(202호)] 등 4곳, 1807가구가 우협으로 선정됐다. 제일건설 컨소시엄이 전체의 절반인 2곳, 경기 양주 사업장 역시 전체의 절반인 2곳 선정된 게 특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내놓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하반기 2차 공모를 당초 5000가구에서 1만5000가구로 확대해 모집했다. 상반기 1차 공모 (5000가구)와 합하면 연간 1만가구에서 2만가구로 기존보다 배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우협 선정 결과가 정부 기대치와 다른 목표 대비 10%선에 그친 것은 신청업체가 저조했고, 심사를 통과한 사업장도 많지 않았음을 뜻한다. 그만큼 사업 수익을 낼 수 있는 브릿지론 사업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공사비는 많이 뛴 반면 매매·임대 시세는 떨어지고 있어 임대로 전환해봐야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HUG의 심사 기준도 통과하기 어려워 공모에 접수하기가 애매했다"고 말했다.
분양 침체로 본PF 전환이 어렵고 브릿지론 만기연장에만 목매는 상황이 이어지자 HUG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 공모에 눈길을 돌리는 시행사가 적지않았다. 이 공모에 선정된 사업장은 HUG 보증을 통한 본PF 전환을 할 수 있어 기존 브릿지론 대주단이 엑시트(자금회수)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해서다.
또한 10년 선(先)임대여서 당장의 미분양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데다 HUG의 전방위 금융 지원울 받을 수 있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이 투,융자하는 만큼 공공성을 요구한다. 최장 10년간 안정적 임대를 제공해야 하고 임대료도 주변 시세의 85~90%로 제한된다.
상반기 1차 공모 때만 해도 무려 20개 컨소시엄이 신청해 하나증권컨소시엄(대구 대명동 사업장) 네오밸류아이앤디컨소시엄(대전 봉명동 사업장) 디씨알이컨소시엄(인천 학익동 사업장) 케이원디컨소시엄(서울 장위동 사업장) 금호건설컨소시엄(이천 안흥동사업장) 제이엠개발컨소시엄(포천 어룡동사업장) 등 6곳이 우협으로 선정된 바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분양도 임대도 쉽지 않은 브릿지론 사업장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예측치가 현실과 왜 맞지 않았는지 철저히 검증해 개선 사항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HUG 관계자는 "이번에 목표에 미치지 못해 많이 아쉽지만 분양시장이 어려울수록 공공지원 민간임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