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오피스텔개발 PF클로징의 숨은 공신은?
요즘 자금모집 딜 클로징이 어렵다는 부동산 PF시장에서 1450억원 규모의 본PF 대출 약정 및 인출이 성사됐다. 그것도 사업 리스크가 커 대주 모으기가 어렵다는 오피스텔 분양상품에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이지스이익참여형메자닌펀드제1-3호)가 시행하는 청라 오피스텔 개발사업 얘기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의 청라아트PFV는 인천시 서구 청라동 6-7, 8번지(청라 C-18블록) 일대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위해 지난 15일 대주단과 만기 5년에 1450억원 한도 PF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이어 16일 대우건설과 2967억원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1만2127㎡ 부지에 연면적 13만5268㎡규모로 지하5층, 지상 49층 2개동 총 522실의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을 지어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2021년 3월 PFV를 설립해 브릿지론 단계를 거쳐 이번 본 PF로 전환하기까지 2년 8개월 동안 부동산경기 악화와 PF시장 경색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를 뚫고 딜 클로징이 가능한 데는 시행사와 대주, 시공사 등 각 이해관계자의 양보와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PF 클로징의 첫 수훈감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이 사업의 공사비를 분양대금으로 수령하는 분양불 조건 공사를 맡았다. 때문에 총 5000억원이 넘는 사업비 가운데 분양불을 제외하고 1750억원의 필수사업비만 조달할 수 있었다. 필수 사업비는 PFV 자기자본 100억원, 후순위 200억원, 선순위 PF대출 1450억원으로 나뉜다.
PF대출은 매출액(LTV) 대비 43% 정도다. 대우건설은 설령 분양률이 미진해도 정해진 기간 내 건축물을 준공하는 책임준공 의무도 진다. 건설사 관계자는 "시황 악화로 초기 분양률이 저조하더라도 청라지역의 입지 우수성을 보고 중장기 시각을 갖고 공사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책임준공 및 분양불과 같은 대우건설의 헌신이 있었기에 자금조달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다음 공신은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다. 최근 새마을금고와 캐피탈들의 PF시장 참여가 위축되면서 선순위 대주모으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 부족 자금을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신탁계정대를 활용해 채웠다.
대주단은 선순위A1(PF대출) 850억원, 선순위A2(신탁계정 대출) 100억원, 선순위B1(PF대출) 250억원, 선순위B2(신탁계정 대출) 250억원으로 각각 이뤄졌다. 각 트랜치의 PF대출과 신탁계정대는 상환순위상 동순위다. 선순위A가 선순위B에 비해 상환 우선순위다. PF대출 금융사에는 DB손해보험, IBK캐피탈, PF유동화증권이 참여했다.
금융사 관계자는 "PF 플레이어가 부족해지자 신탁계정대가 대안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업에서도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로 활용해 대주단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에서 큰 이익을 보지 않더라도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PFV 주주의 의지가 있었기에 딜 성사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분양성과 매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 수익률을 낮췄다는 후문이다.
이 사업 주체는 일반 시행사가 아닌 이지스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다. 금융사 관계자는 "인허가를 마무리한 사업을 지연해 딜을 깨기 보다는 수익이 적더라도 사업을 완수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사업주체와 대주가 의견을 잘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PFV 주주가 자본금 100억원, 후순위 200억원 등 300억원을 들여 토지비를 납부했기에 부동산신탁사의 선순위 신탁계정 혼합 조달도 성사됐다는 평가다. 부동산신탁사의 차입형 신탁사업은 토지비를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외부 환경이 악화되고 온갖 변수가 많은 탓에 사업주의 본래 사업수지 계획대로 진행되는 사업이 드물다"면서 "PF딜이 성사되려면 사업주와 시공사 등 이해관계자간 협조가 잘 돼야 하고 또한 대주도 잘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