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조 규모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 열린다
전력거래소가 이달 말 입찰 공고를 내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청정수소발전소 입찰시장'을 개설한다. 연간 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청정수소 발전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것이어서 발전사업자와 금융권은 물론 북미·중동 등 수소·암모니아 생산국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구매량 기준 6500GWh의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올해 첫선을 보인다. 5월 말 입찰공고를 거쳐 11월 초 입찰제안서를 마감하고 11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12월 정식 낙찰자와 계약을 체결한다.
이어 3년간의 발전소 건설을 거쳐 2027년 운전 개시 후 오는 2031년까지 15년 구매계약기간 전력을 거래한다. 총 발전량(혼소 포함)에 대해 전력시장 기준(SMP) 정산하며, 청정수소 발전량에 대해선 계약가에서 SMP를 뺀 차액을 정산해준다.
입찰 대상 설비는 '석탄·암모니아 혼소' 또는 'LNG·수소 혼소' 발전소다. 연료는 관련 인증기관으로부터 '청정수소 인증서'를 취득(취득 예정)한 청정수소여야 한다. 작년 말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청정수소 인증 운영기관으로 지정됐다. 입찰자는 고정비(발전기 개조, 인수시설·저장탱크·배관 등 인프라 투자비, 암모니아 크래킹 투자비 등) 와 연료비(해외연료도입비, 선박수송, CCS비용 등 포함)를 합쳐 판매 희망가격(입찰가격)을 제시한다.
총 LCOE상한가격을 초과하면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력거래소는 가격요소(60%)와 비가격요소(40%)를 종합 평가해 고득점자 순으로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 비가격 요소는 환경기여도, 주민수용성, 산업·경제기여도, 사업신뢰도 등이 포함된다. 특히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 연료 도입을 위해 우리 기업이 해외 연료를 직접 개발하거나 지분 투자한 프로젝트를 가점 우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북미 등 해외 청정수소 생산국도 관심
5월 말 공고문이 나오면 입찰에 참여할 발전사업자들은 입찰가 산정을 위한 청정 수소연료 구매에 나서야 해 해외 수소·암모니아기업들도 입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공고문을 바탕으로 해외 청정수소 생산사업자들과 15년간 연료 구매를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연료구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천연가스로 수소를 만들거나 청정암모니아를 추출하는 청정수소 생산사업자들은 주로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업계는 수소보다 암모니아가 저렴해 청정암모니아 연료가 대부분 낙찰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발전소도 'LNG·수소 혼소' 보다는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소'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발전량 기준 2조원에 6개 사업자 선정될 듯
올해 입찰물량(개설물량) 기준 6500GWh는 설비용량 기준으로 1200MW(1.2GW)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전업계는 대략 200MW 규모 6개 정도의 발전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입찰금액을 300원/kWh으로 예상하면 6500GWh 발전물량은 1조95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새롭게 열리는 청정수소 조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권도 사업 주주나 금융자문사로 참여하려 하는 등 물밑 짝짓기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재승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서울지점 본부장은 국내 수소, 암모니아 혼소 발전에 대해 금융기관이 참여시 고려사항으로 △사업주 구성 △석탄 암모니아 혼소 발전 기술력 △국내 수소입찰시장의 LCOE 차액정산제도에 따른 수익성 △환경영향평가 △PPA계약의 금융가능성(뱅커빌리티) △전력거래소의 단전 가능성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