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레버리지시장에서 운용사의 오피스 매입 전략 2가지
'보통주 확대와 리캡(Recap, 리캐피탈리제이션, 자본구조 변경)전략.' 역마진(역레버리지) 환경 아래 자산운용업계가 오피스빌딩을 매입한 이후 취할 수 있는 2가지 파이낸싱으로 꼽힌다. 당장은 우선주에 비해 배당이 적은 보통주를 늘리는 식으로 최대한 에쿼티를 확보한 뒤 향후 금리 인하시 리캡을 통해 대출을 늘리는 전략이다.
29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매입 비용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캡레이트(Cap rate)가 대출 금리를 밑돌면서 오피스시장은 역레버리지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젠스타메이트의 조사 결과 2분기 중 오피스 선순위 담보대출금리(올인 기준)는 5~6%대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최근 거래되는 오피스의 캡레이트는 4%초,중반을 보인다.
이형구 젠스타메이트 리서치본부장은 "저금리시대에는 대출금리가 캡레이트보다 낮았기 때문에 대출이자보다 높은 운영수익(NOI)를 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대출금리가 캡레이트보다 높아 역마진 리스크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서울 오피스 매매가격
이에 저금리시대 대출 지렛대를 활용해 급등했던 오피스 가격도 역레버리지 시대를 맞아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금리를 반영한 적정 가격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잠실 삼성SDS타워는 전일 평당 2850만원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다. 매도자인 유경PSG자산운용이 공개경쟁 입찰 결과 평당 2850만원, 총액 8500억원을 써낸 KB자산운용을 우협으로 통지한 것이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거론된 거래가인 평당 3300만원에 비해 크게 내려간 것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연 면적 1만8238평인 도심권역(CBD) 소재 콘코디언빌딩을 평당 3450만원, 총액 6292억원에 사들였다. 이 같은 실거래가는 우협 선정 당시의 평당 3700만원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JB자산운용이 CBD 소재 동화빌딩을 최종적으로 매입한 가격은 평당 3094만원, 총액 2632억원이다. 이 역시 지난해 8월 시티코어컨소시엄이 우협으로 선정될 당시의 평당 3644만원, 총액 3100억원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평당 4000만원이 예상됐던 종로구 타워8빌딩도 이달 중 평당 3720만원에 우협(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보통주 늘리고 리캡 노리며 역마진 시대 돌파
이처럼 오피스가격은 하락하고 있으나 자산을 매입하는 자산운용업계는 여전히 4%초반 캡레이트대의 역마진 상태다. 운용업계는 저수익률을 타개하고자 보통주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에쿼티 펀드를 우선주(1종 우선수익권)와 보통주(2종 보통수익권)를 나눠 기관투자자 자금인 우선주에는 높은 배당을 몰아주고 보통주는 배당을 줄이는 방식이다. 보통주 자금은 운용사 고유계정이나 PM(건물 운영사)사, FM(시설관리회사)사 등 건물 관계사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렇게 에쿼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대신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비중은 담보대출인정비율(LTV) 50% 이하로 낮추고 있다. 실제 최근 오피스를 매입하는 펀드는 LTV 50%를 차입하거나 아예 풀에쿼티를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 1분기 삼성SRA자산운용이 6914억원에 인수한 판교 알파돔타워 6-3블록도 풀 에쿼티에 대출을 극히 일부만 활용했다.
대신 대출 만기는 1년 또는 2년의 단기가 주종을 이룬다. 앞으로 2~3년 뒤 고금리가 어느정도 꺾여 레버리지가 정상화되면 낮아진 대출금리로 갈아타고 대출금도 LTV의 60~70%로 늘리기 위해서다.
이 같은 리캡을 통해 확보한 대출금으로 에쿼티 투자자에 일부 자본을 상환하면 줄어든 자본금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 지금처럼 금리가 높을 때는 에쿼티를 두텁게 가져가고 추후 금리 하락시 대출을 많이 써서 에쿼티를 일부 돌려주면 수익률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운용업계의 예상과 달리 금리가 하락 반전하지 않은 채 고금리를 지속하거나 추가 상승할 경우 오피스펀드들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