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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계약, 증권사 대출 활용법(1)

원정호기자
- 9분 걸림 -

몇년 전부터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한 토지 계약 시장은 증권가 투자금융(IB)업계의 격전지가 됐다.  증권업계가 토지 계약시장에 발을 들이려는 이유는 프로젝트금융(PF) 주간권을 확보할수 있는데다 플러스 알파로 시행 이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은 송도 국제도시 6·8공구 프로젝트금융법인(PFV)에 85억원의 토지계약금을 대출했다.

이 자금을 확보한 PFV는 인천경제청과 1710억원 규모의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내는데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출금 중 일부인 3억원을 PFV에 출자했다. 이자는 물론 시행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PFV는 토지를 확보한 뒤 지하 4층, 지상 24층 규모의 오피스텔 및 상가시설을 개발했다.

이처럼 토지계약금 대출시장은 미래에셋증권 뿐 아니라 대부분의 증권사가 뛰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담당 본부장 전결 아래 건당 30억원 이하에서 토지계약금을 대출한다. 계약금 대출 사업장은 2021년 기준 20여 곳에 이른다.


증권사들은 대개 건 당 10억원 또는 30억원 이하에서 본부장(또는 IB총괄담당) 전결로 대출을 실행한다.


2021년에 A증권사는 사내 리스크 심의 통과 조건으로 아예 금액 제한을 없앴다.

사업성이 양호하고 시행사 투자금액을 초과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대출 액수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토지계약금 대출은 △직접 대출 △유동화 SPC를 통한 대출 △시행 법인에 대한 증권사 고유재산 투자(PI) 등으로 이뤄진다.  

그러면 증권사 투자금융(IB)업계에서 `고유재산 투자(PI)'란 무엇일까.  

회사의 자기자본 운용 수익을 목적으로 부동산이나 사회기반시설(SOC) 등 대체투자 자산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잘 하면 높은 운용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자산 부실로 인해 증권사 재무 건전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짧은 기간 고수익을 거두는 토지계약에도 활용된다. 대신 대출에 따른 담보 등 대금 회수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담보 확보 차원에서 시행사 대표 또는 시행사 최대 주주의 연대 보증과 시행사 주식 질권 설정 등을 요구한다.  토지계약 대출금은 브리지론 또는 본PF 때 상환되고 일부는 시행이익 공유를 위해 사업 종료 때까지 자본금으로 투자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시행사의 초기 개발사업 자금조달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PF금융주간권’ 및 ‘PF금융참여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증권사간 PF사업장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 가운데 토지계약금 대출을 해주면 상대적으로 손쉽게 주간권을 따낼 수 있어서다.

수수료 수익 이외 ‘플러스 알파’를 챙길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토지계약금 대출과 관련, 증권사 관계자는 “시공사가 토지계약금을 대여해주고 공사도급은 물론 시행이익 배분을 기대하는 것처럼 금융사도 금융주간 수수료 수익 외에 일정부분 시행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행업계는 증권사의 이 같은 초기 개발사업 참여를 환영한다.  여러 개발사업 진행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거나 자기자본이 부족한 업체가 증권사들의 계약금 대출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워낙 개발초기 단계의 자금 제공이라 리스크가 큰 점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대출 및 투자금 회수 시점까지 장기간 부동산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분양성 등을 판단하기 쉽지 않아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계약금 대출은 통상 인,허가 진행 이전 단계에서 실행되므로 대상 부지의 인,허가 가능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시행사의 개발 경험, 경영진의 실행 능력 등을 체크해 사업 진행 가능성을 잘 판단한 뒤 초기 대출시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로부터 토지계약금 대출 상품이 나온 것은 언제부터일까.

지난 2014~2015년 침체됐던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공공택지 매입 경쟁 치열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설사들의 공공택지 입찰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 건설사들이 증권사를 통해 토지비를 조달하는 사례가 시작됐다.

건설사들의 공공택지 매입 확대에 맞춰 증권사들이 입찰보증금 및 중도금 반환채권 유동화, 토지리턴제 유동화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던 것이다.


2015년은 건설사들의 공공택지 매입 경쟁이 정점에 달하던 시기다.  위례신도시를 시작으로 동탄, 광교와  김포와 시흥 은계지구까지 건설사들의 공공택지 확보 경쟁이 치열했다. 이에 수십대1에서 많게는 수백대1의 택자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설사들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와 페이퍼컴퍼니를 최대한 확보해 입찰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사들은 더 많은 자금으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부지 확보와 청약에 필요한 자금을 유동화를 통해 조달했다.

과거에는 토지 매입단계의 브리지론을 저축은행에서 토지계약금 중도금 대출을 통해 조달했으나 저축은행 영업중지 사태로 거의 사라졌다. 대신 증권사를 통해 토지계약금과 중도금 등 토지비를 조달한 것이다.


당시   가장 인기있는 증권사 상품은 ‘입찰보증금 반환채권’ 유동화였다. 토지 입찰에 참가하는 계열사가 많을 수록 낙찰될 확률이 높다보니 공공공사 입찰시 납부하는 ‘택지 신청예약금’에 대한 반환 의무를 담보로 토지입찰금을 조달했다.


보증금 반환이 이뤄지는 7일 이내 단기 직접 대출 또는 ‘PF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방식으로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청약에 담첨돼 토지 계약을 체결하고 중도금을 내는 단계에선 ‘중도금 반환채권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한다.

특수목적법인(SPC)이 대주로서 기존 시행사를 대신해 중도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공공공사와 계약 해지시 중도금 및 가산이자를 반환받을 채권인 매매대금 반환채권을 담보로 금융을 조달한다.


2015년 한국투자증권은 양산 물금지구와 내포신도시에서 이 상품으로 유동화했으며, 교보증권은 LH공사의 판교알파돔시티 중도금 반환채권을 유동화했다.


 토지리턴제가 적용되는 토지에 대해서도 중도금반환채권과 동일하게 유동화가 이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토지시장이 얼어붙자 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은 매수자의 사업 리스크를 줄여 토지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일부 토지에 대해 계약금도 반환해주는 토지리턴제를 시행했다. 이 계약금을 포함해 중도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담보로 금융을 조달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건설사들의 토지 매입단계에 적극 뛰어들어 초기 토지계약금을 제공한 뒤 본 PF단계에서는 주관사 역할을 맡는것도 이때 시작됐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딜을 따고 그 역할이 커지다 보니 은행들은 본PF단계에서 단순 대출 참여에 머물렀다.


 정부가 공공택지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전매 제한을 시행하면서 공공택지 매입 단계에서의 증권사 유동화 서비스도 주춤해졌고 결국  수도권의 우량한 민간 택지 토지 계약금 시장으로 증권사 영업 전선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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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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