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센드그룹의 하남 데이터센터 매각, 관전 포인트 3가지
이지스자산운용의 1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인 하남 데이터센터 매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이지스운용(이지스아시아) 펀드 지분(수익증권) 약 60%를 보유한 미국 타운센드그룹(Townsend Group)이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는 셰어딜(Share deal) 거래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매매 사례가 많지 않아 이번 거래가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 정도 밸류에이션에 팔리느냐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 거래가의 기준점이 될 수 있어서다. 하남 데이터센터 매각 관련 관전 포인트 3가지를 알아봤다.
누가 살 것인가
이번 매각은 부동산펀드를 그대로 둔 채 펀드 지분을 매매하는 셰어딜이다. 이지스운용의 싱가포르법인인 이지스아시아는 2021년 9월 한국데이터센터개발펀드 1호를 설립해 하남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하남 데이터센터는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607-2, 3 일대 6637㎡(2007.8평) 부지에 지하2층, 지상 10층 연면적 41901.64㎡(1만2675.2평) 규모의 40MW급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내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초우량 테넌트로 꼽히는 카카오가 면적의 92%, 사실상 전체를 임차하겠다는 사전 임차 계약을 맺었다. kw당 계약한 임대료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2022년 10월에 발생한 화재에 따른 먹통 사태 후 DR(재해복구) 능력 확보차 이 센터를 선택했다. 전체 센터의 관리·운영은 LG CNS가 맡는다.
데이터센터 소유 펀드의 지분 60%는 타운센드그룹이 보유하고 있는데 준공을 앞두고 매매를 통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나머지 40% 지분은 한국 기관투자자 등이 보유하고 있다. 타운센드는 글로벌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플랫폼으로 작년 말 관리 자산은 242억달러에 달한다. 싱가포르에서 운용업을 하는 이지스아시아는 현지에서 JLL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잠재 투자자를 상대로 한 태핑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 입찰에 참여가 예상되는 잠재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가치에 팔릴 것인가
이지스운용에 따르면 하남 데이터센터의 총 사업비(PF대출 포함)는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토지비는 평당 1500만원 수준에서 매입했다. MW당 공사비는 대략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누가 사느냐보다 얼마 가치에 팔리느냐에 더 초점을 두는 모양새다. 국내 데이터센터 거래 사례가 많지 않아 밸류에이션을 가늠해볼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올 상반기 코람코자산운용이 가산동 데이터센터 매각을 진행했지만 코람코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지금은 매각을 보류한 상태다. 이번 하남 데이터센터 매각이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첫 거래 테이프를 끊는 셈이다.
데이터센터 시장 영향은
사업비 대비 웃돈(프리미엄)이 얼마 붙느냐에 따라 국내 개발 진행중이거나 준공된 데이터센터 거래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만약 매수자가 5000억원의 사업비 대비 8000억~1조원의 매입할 경우 데이터센터 개발시장에 더 많은 디벨로퍼와 자금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사업 수익률이 높다고 보고 개발사업 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반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팔릴 경우 데이터센터 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도 있다. 실제 거래 가격이 확인되면서 공급 과잉과 거품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거래 사례가 많지 않다보니 현재로선 매각 가격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데이터센터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가 계속 오르는 추세인데다 우량 임차인인 카카오가 비교적 높은 가격에 사전 임차 계약을 맺은 점을 감안시 어느정도는 프리미엄이 형성돼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