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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스퀘어 우선협상자 변경의 시사점

민성식
- 8분 걸림 -
서울 서소문로 소재 씨티스퀘어빌딩 전경

지난주 상업용부동산 소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씨티스퀘어의 인수 우선협상자 변경입니다. 사실 요즘 같은 시장에서 우협이 변경되는 소식이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관심을 끌만한 상황들이 있어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티스퀘어는 도심 핵심 입지의 우량한 자산으로 매각을 시작할 때부터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던 자산입니다. 만약 부동산 드라마를 쓴다면 정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구성할 수 있을 만큼 우협 선정 과정에 극적인 전개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씨티스퀘어는 임차인부터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공기관인 서울시청이 대부분의 면적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각을 진행하면서 임차 만료 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었지만 협의가 잘 마무리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오피스 빌딩의 현금 흐름을 생각한다면, 우량 임차인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쉽게 접근하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임차인이 아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새로운 매수자가 사옥 용도로 쓰기 위해 투자를 해도 서울 시청을 쉽게 명도할 수 있을만한 기업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자산의 투자 구조도 변수가 많을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보통주 투자를 했고, 우선 매수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자산 매각을 진행하면서 우선 매수 옵션의 행사 기간이 정해져 있어 마케팅 기간도 짧았고 그로 인해 우선 매수권의 활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에서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게다가 이 콜옵션을 제3자에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지만 만약 이를 행사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매각이 불발되면 페널티 금액이 크기 때문에 3자 지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인근의 유안타증권 빌딩 매각에서도 임차인인 유안타증권이 콜옵션을 보유한 사례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지정을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신한리츠운용이 제3자 지정 옵션을 갖게 됐고, 기존에 입찰에 참여했던 다른 운용사들은 다소 허탈한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신한리츠운용은 당초 입찰에도 참여를 하지 않았다가 옵션을 통해 우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골을 넣겠다고 문전에서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다가 공이 튀어나왔는데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수비수가 결승골을 넣은 것 같은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씨티스퀘어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의 진행 경과를 살펴보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사점

실수요자 시장과 보통주 투자자들의 영향력 강화

투자 시장은 갈수록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관들이 돌아오고 있지 않고, 금리도 다소 내려갈 것으로 기대를 했지만 상황은 더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합니다. 투자 시장이 회복되거나 좋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높아진 우선주 투자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보통주 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을 확보하는게 절대적입니다. 그 가운데 PM이나 FM 등의 수주 목적으로 하는 투자 금액은 소액이 돼버렸습니다. 그런 보통주는 당연히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검토를 하는 게 요즘 시장의 분위기입니다.

큰 금액의 보통주를 투자해야 하다 보니 자산에 대한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보통주에 투자를 한다는 의사 결정을 하려면 매각차익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중심 입지에 있는 우량 자산들만 선별적으로 투자 검토 대상에 오르고 나머지 자산들은 소외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피스 빌딩 투자를 위해 요구하는 우선주 수익률은 거의 PF를 하는 것과 맞먹는 7% 이상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저런 방법을 써도 되지 않으니 고육지책으로 우선주 수익률이 올라가 버려 기형적인 투자 시장이 만들어 진 것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하는 오피스 빌딩이 이 정도면 다른 유형의 자산들에 대한 투자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리츠의 두각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은 운용사들은 투자 기회가 더 줄어들고 그마저 있던 자산들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결국 이는 인력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경쟁에서 낙오되는 중견 회사들이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공모 리츠의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해 상황이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최근 거래된 자산들에 투자를 하거나 검토를 하는 리츠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선주 투자자 수익률이 워낙 좋다 보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리츠나 NH농협리츠 등은 큰 투자 금액은 아니지만 재간접 형태로 자산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신한리츠운용은 2023년 HSBC 빌딩에서부터 올해 JW빌딩 그리고 씨티스퀘어까지 조용히 자산들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한서부티엔디리츠도 작년 나인트리 호텔 동대문, 그리고 광화문 G타워를 인수했습니다.

이렇게 대기업 계열의 자산운용사나 리츠들은 어려운 가운데 버틸 수 있는 자양분을 가지고 있어 시간이 가면 점점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코(이지스 마스턴 코람코)로 불리던 대항마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이마'가 다소 주춤하고 있고, 사실 '코'도 모회사는 대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부동산 펀드나 리츠들은 경쟁자가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어 시간이 가는 게 조금은 더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티스퀘어 매각이 진행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거래가 된다는 것은 좋은 시그널입니다. 시장은 어려워도 결국 우량한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또,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이나 매도자들도 점점 더 거래 종결을 위한 안전장치들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래 시스템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시티스퀘어의 거래가 무사히 잘 종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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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식

친절한 부동산선배 민성식입니다. 스파크플러스 솔루션세일즈팀에서 빌딩밸류애드 관련 솔루션을 세일즈하는 업무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등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매주 상업용 부동산 뉴스를 정리한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성식 리더의 홈페이지는 이 주소(https://www.minsungsik.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주간의 상업용 부동산(CRE) 이야기를 정리해 <딜북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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