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PF딜 가뭄 속 IBK·iM 등 중소 증권사 부동산영업 강화
올 들어 신규 부동산PF 딜 가뭄이 심화된 가운데 IBK투자증권과 iM증권 등 중소 증권사가 부동산금융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이들 증권사의 부동산IB맨들은 회사 수익 창출의 최전선에 나섰지만 금융을 주관할 새로운 딜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4일 증권가에 따르면 IBK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에는 최근 총액 인수 방식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딜에 참여하라는 내부 지침이 내려졌다. 회사 북(BOOK, 자기자금 운용한도)을 활용해 PF대출을 총액 인수하면 신속하게 딜을 클로징할 수 있어 금융주관권을 따내기 용이하다. 위험 감수에 따라 PF수수료도 높이 받는다.
다만, 수천억원을 총액 인수에 집행하는 대형 증권사와 달리 IBK증권에는 건당 총액 1000억원 정도 배정되고 투자심사 허들도 높다. 그렇더라도 그간의 영업 관행을 벗어난 공세적인 태도 변화로 해석된다.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도 작년 연말 조직 재정비를 거쳐 부동산금융본부와 산하 부동산금융1, 2부를 신설했다. 부실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적립 등으로 위축된 부동산PF 영업 정상화를 위해서다.
PF금융단의 PF솔루션실을 PF금융실로 변경하고 산하에 PF금융센터를 추가 배치했다. 기존 취급한 PF사업장에 대한 사후 관리를 지속하되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한 PF주선 영업을 새롭게 확대하라는 게 조직 재편의 메시지다. 그 일환으로 부동산금융본부에 2000억의 신규 북을 쥐어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새해 들어 신규 부동산PF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이들 중소 증권사의 의욕적 행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탄핵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부동산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는 것은 물론 기관투자자들도부동산 자금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실물경기가 더욱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부동산 개발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도권에서 주택개발사업을 준비하던 한 시행사는 최근 사업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등한 공사비를 보전하기 위해 시행업계는 금융 수수료와 이자 절감을 위해 올해에도 긴축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사업계획 마련 때 금리 인하를 기대한 긍정적 시장 시그널이 사라지고 단기간 내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형국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의도 IB시장에는 이자 절감을 위한 리파이낸싱 딜이나 소규모 담보대출 외에 신규 딜은 자취를 감춰가는 실정이다. 때문에 올해 공격적 영업 확대를 예고한 증권사들은 새해부터 실적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한 위축된 투자심리가 쉽게 풀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딜 기근과 우량 딜 자금 쏠림 현상이 올해도 장기화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