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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해외 투자자, 한국 상업용 부동산 파는 이유는?

원정호기자
- 9분 걸림 -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인 1380원대를 뚫은 7일.  DWS자산운용(옛 도이치자산운용)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 광화문 인근 콘코디언빌딩이 새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독일계 머니인 DWS가 한국의 프라임급 빌딩을 판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원화가치 하락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다른 해외 투자자들도 최근 들어 국내 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는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이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지켜봐야 겠지만 국내 부동산이나 한국경제에 마뜩찮은 뉴스임에는 분명하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각 현황과 배경, 전망을 짚어봤다.

해외 머니, 한국 상업용 부동산 매각 행렬

7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DWS자산운용은 콘코디언빌딩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마스턴투자운용과 이 빌딩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마스턴운용이 제시한 가격은 3.3㎡(평)당 3700만원대로 전해졌다.   총 거래규모는 6804억원에 달한다. 마스턴운용은 블라인드펀드로 인수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 빌딩은 도심권(CBD)에 위치한 연면적 6만㎡ 이상의 대형 프라임급 오피스인데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옛 본사 사옥으로 쓰여  거래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DWS자산운용은 또한 서울CBD권의 또 다른 프라임급 오피스인 24층 짜리 타워8 빌딩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공동 매각 자문사로 에이커트리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선정하고 다음달 공식 매각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영국 푸르덴셜그룹 계열 부동산투자사인 M&G리얼이스테이트(M&G)는  서울 역삼동 소재 '아이콘역삼 빌딩'의 매각 막바지에 있다.

아이콘 역삼의 소유주는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운용하는 사모 펀드이며  펀드 투자자가 M&G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관련 입찰은 지난달 3일 이뤄졌다.   M&G는 매각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매각 여부를 빠르면 이번주 중 결론지을 방침이다.

M&G 측은 3.3㎡당 4000만원 이상을 희망했지만 입찰 최고가는  3.3㎡당 3600만원대여서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거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 이 가격에 우협을 선정할 수 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계 투자자의 상업용 부동산 매도 움직임은 오피스에만 그친 게 아니다.   미국계 글로벌 운용사인 인베스코는 물류센터 3개를 패키지로 묶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준공 이전 선매각 형태인 안성 일죽 물류센터 및 경기 화성 물류센터, 그리고 이화자산운용을 통해 운용중인 경기 양지 물류센터 등 3곳이다.  인베스코는 조만간 3개 물류센터의 공개경쟁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외국계 투자자의 한국 부동산 엑시트(자금 회수) 행렬은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2016년  25%에 달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의 어려움 등으로 2020년 8%, 지난해 6% 등으로 각각 줄었다.

대신  블라인드펀드를 앞세운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대형 부동산운용사와  역시  자금이 풍부한  리츠 등이 그 빈자리를 메웠다.

컬리어스 관계자는 "작년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전체 상업용 투자중 6.3%에 그쳤다"면서 "이는 지난 2018년에 비해  약 40% 이상 줄어든 금액"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엑시트 이유는?

최근 2년간의 외국인 투자자의 퇴조가 코로나 탓이었다면 올해 상황은 다르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한국 경기 둔화 조짐 등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환율 급등세(원화 약세)가 심상찮은 점이 매각을 서두르는 배경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0일(1391.5원),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 1일(1392.0원) 이후 가장 높다.  

'킹달러'(달러 초강세) 상황에서 경상수지 악화는 원화 약세를 더욱 가속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서비스·소득수지도 봐야겠지만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서 쌍둥이 적자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다.

앞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계속 이어가고 원화가 더욱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  자산을 매각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것 역시  매각을 서두르게 하는 전략적 판단 요인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과 물가 급등으로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고 하지만  임대료 전가는 경기 상황이 좋을 때 애기다.


이미 스타트업 10곳 중 7개사는 임대료 부담과 경기 둔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사무실 이전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일 알스퀘어가 지난달 9일부터 31일까지 스타트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무실 이전 희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84곳)의 71.4%는 '현재 사무실 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벤처 투자시장 경색이 스타트업의 오피스 운영 계획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경미한 경기 침체가 온다는 시나리오 아래 미국 부동산 가치는 올해 8.2%, 2023년 11.2% 각각 하락할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값 하락은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금리 인상 역시 외국인 매도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계산이다.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자의 자금 마련  입지가 더욱 좁아질것으로 판단해  엑시트를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이 설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외국 투자자 전망은?

외국인이 부동산 시장에서 짐 싸는 트렌드는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 추세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매도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언제든 상황이 좋아지면 잠잠해질 수 있어서다.  사실 연초만 해도 외국인 투자자가 활발히 국내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를 투자 타깃으로 한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나 국부펀드의 조성 자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컬리어스는 2022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보고서에서 앞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부동산을 매각하는 해외 투자자 중  일부는 현금을 확보했다가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형구 젠스타메이트 리서치본부장은 "상황이 그나마 좋은 지금 건물을 매각해 현금을 미리 확보하고   앞으로 경기 후퇴 뒤  급매물이나 부실 부동산이 나오면 저가에 다시 투자하려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일정 조건에 맞지 않으면 무리해 팔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는 한국 부동산시장이 아주 비관적이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이형구 연구소장은 "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남산스퀘어빌딩(옛 극동빌딩)을 매물로 내놓았다가 최근 철회한 일이 있다"면서 "높은 요구수익률에 비해 매각 가격이 맞지 않으면  구태여 팔지 않고 장기 보유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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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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