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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개발업계, PF브리지론 자금조달 `안간힘'

원정호기자
- 7분 걸림 -

"매매가격이 감정가 이하 토지이며 차주도 상당히 우량한 회사입니다.  브리지론 가능한 금융사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동산 개발 관련 컨설팅을 하는 김모 대표는 최근 후배나 지인들로부터 이런 카톡을 적지 않게 받는다고 한다.

하반기 들어 PF브리지론(토지 매입을 위한 단기금융)의 돈맥경화가 더욱 심해지면서 부동산 개발업계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위험 징후가 증가하고 실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브리지론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브리지론 플레이어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상호금융권, 앞다퉈 브리지론 취급 기준 강화


실제 농협중앙회는 오는 23일부터  기존 브리지론의 기한 연장 취급 기준을 강화한다.  개발 인허가가 완료되고 최대 1년 내 착공 및 본PF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기한 연기를 할 수 있다. 이 기간 본PF 전환이 안되는 경우에 대비해 기한이익 상실 및 기한연기 불가 특약을 체결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기존 브리지론의 리파이낸싱(대환 대출)에도 사실상 참여하지 말 것을 일선 창구에 지시했다. 법인 채무자(시행사)의 기업여신 대환시 기존 대출금 이내로 제한하며 추가 자금 지원은 불가능하도록 못박았다.  재무제표가 없거나 매출액이 없는 신설법인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하다.

부동산PF 사업진행 단계


농협중앙회는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브리지론 취급 규정을  먼저 강화한 데 따라 부실 여신의 반사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PF대출 연체율이 7%로 급등함에 따라  지난 5월부터 브리지론 취급한도를 크게 축소하는 등 부실을 막고 있다.

저축은행도 토지 매입 목적의  특수목적법인(SPC) 앞  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브리지론 성격 대출이지만 그간 일반적인 정상 기업대출로 분류하기 위해 SPC를 차주로 한 대출이 저축은행업계에서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올 들어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SPC 대출로 위장한 부동산 대출을 적발해내면서 SPC를 통한 우회적 브리지론 대출이 힘들어진 것이다.

수협은행 역시  프로젝트금융회사(PFV)가 진행하는 사업장에 한해 브리지론을 취급하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딜 구조나 금리, 조달가능성을 살펴보고 선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캐피탈사의 신규 브리지론도  저축은행과 같은 분류기준을 적용받으며 빡빡해졌다.  그간 캐피탈사들이 브리지론을 PF대출이 아닌 일반기업 대출로 분류하던 관행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증권사, 주선 브리지론 기한 연장에 온힘..."내년 디폴트 대란 위기 배제 못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브리지론의 후순위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주선한 증권업계는 브리지론의 연장이나 리파이낸싱(대환), 잔금 계약일을 미루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여은석 메리츠증권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금 경색으로 인해 브리지론 단계에서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는 게 최근 개발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본 PF가 쉽지 않으니 시공사들이 보증을 서고 대여금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문제는 시공사들도 리스크 탓에 공사 참여를 꺼리면서 본 PF가 더욱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브리지론 기간을 늘리거나 잔금 납부일을 연기하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숙제"라고 강조했다.

브리지론 조달이 어렵다보니 최근 D증권 회장은 부동산IB본부에 "어려운 딜은 하지 말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는 신규 딜은 하지 말고 기존 딜의 관리에만 치중하라는 뜻이라고 이 증권사 직원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브리지론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는 자산운용사도 등장하고 있다.   메테우스자산운용은 10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의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개발 사업을 위한 3200원 규모의 브릿지론 채권 가운데 일부 대출 채권을 양수하는 상품이다. 계획대로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면 내년부터 본 PF 대출을 통해 상환할 예정이다.

브리지론을 주선한 증권업계는 브리지론 기한이나 잔금 계약일을 내년 이후로 연장하고 미루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당장 디폴트(기한이익 상실)에 처하기 보다는 기한 연장을 통해 추후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 리파이낸싱은 쉽지 않으며 기한 연장은 많아야 6개월 정도, 잔금 납부는 2개월~3개월 기한을 늘리고 있다"면서 "대주나 차주도 연장을 통해 금융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초 이후로 기한이 연장되는 브리지론 사업장이 늘면서 내년 상반기에 부실 사업장이 쏟아져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에도 금융시장이나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한계에 다다른 사업장이 연쇄 디폴트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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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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