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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대 주산연 대표의 PF대란 처방, "부자가 미분양 매입하는 정책 내놔야"

원정호기자
- 8분 걸림 -

"지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 대란을 풀어줄  유일한 처방책은 현금을 많이 보유한 부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를 되살려 주는 것입니다. "

주택 분야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 대표는 `부동산 족집게'로 통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를 누구보다 먼저 예측했다.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이 겹쳐 미분양이 넘쳐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어 장기 주택시장 비관론이 팽배한 2014~2015년에는 4,5년 뒤 집값 폭등 가능성을 예견했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4년생)의  자녀세대인 1000만명의 '에코세대'(1979년~1992년생)가 주택을 사는 시기가 왔다는 게 폭등의 배경이었다. 실제로 에코세대는 영끌세대로 불리며 문재인정부 내내 집값 불안을 불렀다.

서 대표는 국토교통부(옛 건설교통부) 주택정책을 총괄한 주거복지본부장과 한국감정원장을 지낸 주택통이지만 동시에 금융위원회 산하 주택금융공사 대표도 거친 금융통이기도 하다.  건설과 금융을 동시에 경험한 국내 드문 하이브리드형 건설금융인이다.  

그런 서대표는 현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비관적인 앞날을 예측하고 있다.   서 대표는 과거 IMF를 포함한 두 번의 경제위기와 달리 이번 위기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고 제도화도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현금을 많이 보유한 부자들이 미분양 주택을 사주도록 해야 돈이 돌아 건설사와  금융사들이 자금경색에서 벗어나고 경기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대표를 만나 PF시장 전망과 해법을 들어봤다.

-이번 위기는 과거 위기와 상황이 다르고 정책 선택의 폭도 좁은 것 같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정부는 내수 진작과 기업활동 관련 세 부담 완화 및 구조조정,  규제완화와 수출 확대,   외환 협력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이후  돈이 많이 풀렸고.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라서 추가로 돈을 풀기도 어렵고 외국도 동시 긴축에 들어간 상태라 국내외 대책이 마땅치 않다.  

부동산시장을 보면 매수 희망자들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관망세에 있어 거래가 끊겼다. 아파트 분양률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준공 이후에도 미입주 물량이 쌓을 것이란 데 있다.  주변 시세가 분양가에 비해 10% 이상 폭락하면 계약자들은 계약금 10%를 포기하고 잔금 납부단계에서 계약을 해지한다.

건설사들은 시행  및 시공 이익을 거둘 수 없고, 미입주 할인 물량도 팔리지 않을 경우 현금성에 문제가 생겨 도산을 감수해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당국의 정기 구조조정 대상에 시공사와 시행사들이 수두룩하게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건설업과 금융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시기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한계에 부닥친  건설사들의 부도가 줄을 잇고  그 이후  PF대출에 물린 금융사들에 순차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내년에 먼저 건설사,  하반기 이후에는 2금융권의 경영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되고 3년 뒤인 2011년 저축은행 부도 사태가 벌어졌다.  51개 저축은행 중 30곳이 쓰러졌다.  금융위기 때 고금리로 예금을 수신할 수 있어서 곧바로 어려움이 닥치지 않았다.  그러나 금리가 정점을 이루고 하락 전환하면서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증시로 빠져나가 저축은행들의 PF시장 손실 민낯이 드러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고금리로 자금을 흡수하고 있어 2금융권의 어려움이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부도가 늘고, 금리가 정점에서 내려가면  수신과 여신에서 동시 문제가 불거져 재정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

-건설업과 금융업 중 피해가  클 업종은 어디인가.

건설업은 제로섬 게임이다. 보증 문화와 관행이 정착돼 있어 소관부처인 국토부나 분양소비자의 피해가 크지 않다.   A시공사가 쓰러지면 B시공사가 일을 대신하게 된다.  즉 주택 건설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시공사를 대체해 완공하면 된다.  하청업체도 새 시공사가 승계하면 된다.    

그러나 금융업은 다르다. A건설사가 부도를 낼 경우 투자하고 대출한 돈을 그대로 떼이게 된다. 손실을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금융사로 전이돼 부도 피해가 발생할 경우 특히 2금융권의 경우 예금자들도 연쇄 피해를 입게 된다.  금융업 불안이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되면 국가 신용등급에도 타격을 준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해법은 무엇이 있나.

정부가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과감한 규제 완화를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부자들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정책 내놔야 한다.  현금을 많이 가진 부자들이  지금도 많다. 부자들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경기 상승기에 재미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주택을 매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전  정부는 2017년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다주택자 임대등록을 장려했으나, 이후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혜택을 대거 축소했다. 기존 4년·8년짜리 등록임대사업은 폐지하고,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연립주택에만 10년 등록임대사업을 허용하고 있다.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제의 합리적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안다  임대사업자가 미분양을 포함해 아파트를 매입하도록 다시 허용해주고 세 부담도 덜어줘야 한다.  이렇게 시중 부자들의 돈을 끌어 들여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미분양을 매입하는 것은 투자 승수 면에서 효과가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LH가 1조원의 미분양을 매입하는 것보다 1조원의 건설공사를 발주해 건설투자를 늘리고 지역경기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투자 승수 측면에서 낫다.

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역할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HF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때 보증료를 받고 있어 보증재원이 그간 많이 쌓여 있다.  HUG 역시 그간 경기 호황기에 보증사고가 나지 않아 보증 여력이풍부하다. 이들 기관을 잘 활용해  PF보증, 사업자 보증을 늘려야 한다.  지금 30조원으로 막을 것을 못하면 나중에는 이보다 수배나 많은 손실과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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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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