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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빈자리' 대비하는 부동산PF시장

원정호기자
- 7분 걸림 -
사진 = 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새금고)의 위기설이 불거진 지난 7월 직후에 부동산PF업계는 신규 딜 진행시 새금고를 대신할 새로운 대주단 구성에 진땀을 뺐다.  뱅크런 사태를 겪고 연체율이 8% 넘게 급등하면서 새금고가 신규 PF투자를 전면 중단해서다.  

새금고가 선순위로 참여하기로 했다가 투자를 철회하는 사례가 늘면서 증권사 등의 금융 주선기관은 새금고를 대신할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를 유치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다.  PF시장 큰손이었던 새금고의 빈자리는 그만큼 컸다.   지난 9월 구성된 새금고의 경영혁신위원회 마저 연말까지 신규 대체투자 중단을 지시해 새금고의 신규 참여 딜은 아예 없다.

새금고의 'PF시장 발빼기' 위력은 이제 신규 딜 뿐 아니라 기존 브릿지론시장에서도 체감하고 있다. 새금고의 만기 연장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지난 9월말 만기 도래한 서울 구로구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사업장의 브릿지론이 1년 연장됐는데 선순위인 새금고의 연장 결정 영향이 컸다.  5800억원의 대출금 가운데 새금고가 상당액인 3375억원을 투자한 만큼 입김이 셌다.

연장 이후 케이알산업과 모회사인 서해종합건설은 서울시의 ‘온수역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럭비구장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을 가결받아 사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반면 서울 청담동 르피에드 청담(옛 프리마호텔) 개발사업은 새금고의 변심으로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18일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에 실패해서다.  

새금고중앙회는  이 사업 연장 동의 건을 사내 투자심사위에 올렸으나 부결 결정을 통보받았다.   당초 이 사업은 대주단 협약을 통해 만기 연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총 4660억원 규모 브릿지론 중 약 39%(1800억원)를 투자한 새금고가 부결시키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대주단 협약상 만기를 연장하려면 대주단 3분의 2 동의를 받아야 한다.

새금고는 사업성 제고와 만기 연장을 위해  몇가지 조건을 제시했으나 시행사 측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대체투자 중단과 선별적 만기연장을 핵심으로 한 새금고의 부동산PF시장 기조는 앞으로도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새금고 혁신위가 오는 14일즘 경영혁신 세부과제안을 확정, 발표하는데 이 안에는 새금고의 대체투자 비중 축소가 담기는 점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혁신위는 PF 및 공동대출 등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한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시스템 강화를 세부과제 핵심 뼈대로 삼았다.

10월 말 기준 96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새금고중앙회는 주식·채권 투자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대체자산 투자비중이 40% 이하이다.  대체투자는 다시 부동산과 인프라·ESG, 기업금융으로 나뉜다.

새금고 혁신위는 현 대체투자 비중을 매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대체투자 운용자산은 더욱 축소되고 신규 투자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새금고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수익률이 좋은 대체투자 비중이 어느정도 필요하지만 당장의 대세는 연체율 급등의 원흉인 대체투자 비중 축소에 방점이 찍힌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새금고는 앞으로도 금고의 건전성 및 익스포져 관리를 위해 선순위 대주단 지위를 활용해 사업성이 낮은 사업의 만기 연장에 반대하고, 정리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새금고시대의 위기와 기회 그리고 뉴머니들

큰손 역할을 했던 새금고의 비중 축소 기조는 부동산PF 시장 전반에도 위기와 기회를 만드는 등 많은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우선 그간 당연시 여겼던 만기연장이 선별적으로 바뀜에 따라 부실이 좀 더 빠르게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증권업권의 손실 인식과 함께 전반적인 자본규모 감소가 진행되나, 동시에 투자 여력이 있는 증권사에는 또 다른 수익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도 "선수위 대주가 선별적 만기연장에 나설 경우 부실PF가 정리되고 신규PF가 추진될 환경이 마련되겠으나 리스크 역시 표면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금고의 존재감이 줄어드는 PF시장에서 사업성 있는 딜들은 저축은행, 농협 등 뉴머니로 채워가는 등 적응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대주 모으기가 빡빡하기는 하지만 '포스트 새금고시대'에 적응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애경그룹 계열의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이 시행하는 서울  등촌역 지식산업센터개발사업이 640억원의 본PF 금융조달에 성공했는데 저축은행 17곳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양양하이엔드호텔투자PFV는 지난 8일 강원 양양 낙산 인근 해변에 호텔앤드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을 위해 브릿지론 대주단과 270억원의 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자금을 인출했다.  대주단에는 10여개 단위농협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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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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