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 저점 확인하는 외국계 투자자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정동빌딩의 입찰 시작 2달 만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입찰 후 우협 선정에 일반적인 절차 보다 오래 걸린 것도 특이하지만, 해외 투자자를 선택한 것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1~2년 사이 오피스빌딩 입찰에 해외 투자자들이 참여한 곳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동빌딩에 미국 교직원연금기금 관련 운용사인 누빈자산운용이 참여했고, 우협까지 선정됐다는 것은 오피스시장이 이제 저점에 가까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합니다.
근래에 해외 투자자들이 오피스빌딩 입찰을 참여하지 않고 관망한 것은 매도자의 가격 눈높이가 떨어지지 않고 있었고, 기다리면 경쟁력 있는 가격에 투자 기회를 포착하려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외국게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를 했다는 것은 투자를 재개하려는 신호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누빈자산운용이 제시한 매수 가격은 연면적 평당 3000만원 수준이라고 하는데, 재조달 원가 등을 고려하고 인근 지역에서 이뤄진 거래 사례들인 타워8이나 콘코디언의 매각가를 생각하면 무리하게 매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래 종결까지 잘 마무리되는지 지켜봐야 겠지만 외국계 자금들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입니다. 국내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금이 유입되면 그나마 자금의 순환도 조금 더 원활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최근에 해외투자자의 동향을 살펴보면 예전보다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것 같습니다.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은 골든타워의 우협이 됐고, 콘래드호텔은 ARA자산운용이 매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DWS자산운용이 매각하는 김포성광물류는 페블스톤자산운용이 블랙스톤과 함께 인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올해 초 시그마타워에 투자한 에버딘도 투자를 재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시장이 정체된 틈을 다른 해외 투자자들이 하나둘 자산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유의 깊게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금융 환경이나 정치적 영향도 있었겠지만, 그동안 급격한 고금리가 눌러 놓은 부동산 자산들의 가격이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자연스러운 물가 상승으로 인해 다시 가격을 회복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최근 우협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어 투자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는 것 같습니다. 강남의 '더 에셋'도 입찰을 마쳤으니 우협 선정을 하고 본격적인 자금 모집을 시작하면 투자 심리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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