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양극화 속에 3대 권역 밖 ‘구로 지타워’ 매각 가능할까

게임사 넷마블이 서울 구로구 사옥 ‘지타워’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매각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 오피스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타워는 서울 3대 권역 외곽에 위치한 연면적 5만2200평 규모의 대형 오피스로, 난이도가 있는 매물로 평가된다. 오피스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넷마블은 평당 1500만 원 이상의 거래를 희망하고 있어, 매수자 유인을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설명회 개최 이후 지타워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지타워는 넷마블이 2021년 입주한 신사옥으로, 지상 39층, 지하 7층 규모에 연면적 약 17만2500㎡(5만2200평)에 달하는 구로구 대표 복합자산이다. 현재 넷마블을 비롯해 개발 자회사, 계열사 코웨이,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 등이 입주해 있다.
넷마블이 제시한 매도 희망가는 3.3㎡당 1500만 원 이상으로, 전체 매각가는 약 7000억~8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3월 거래가 마무리된 또 다른 구로 지역 랜드마크 ‘지밸리비즈플라자’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당 빌딩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싱가포르투자청(GIC)을 지분 투자자로 유치해 셰어딜 형태로 거래를 성사시켰으며, 매각가는 4160억 원, 평당 약 1423만 원이었다.
시장에서는 넷마블이 원하는 가격에 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8000억 원 규모의 딜이 성사되려면 대형 재무적 투자자(FI)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들은 도심권(CBD), 강남권(GBD), 여의도권(YBD) 등 서울 3대 권역 내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3대 권역 외곽에서, 그것도 6만 평에 육박하는 대형 자산을 인수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매도자인 넷마블 측의 일정 수준 양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문사들 사이에선 넷마블이 펀드 보통주 재투자나 장기간 마스터리스(책임 임대차) 등의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수인의 자금조달 및 공실 우려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넷마블이 향후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 9블록에 조성 중인 신사옥으로 이전 추진중이어서, 마스터리스 제공이 현실화될지는 불확실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넷마블은 과천 9블록 개발 시행사인 지타운PFV의 주주로, 이 자산에 대해서는 2027년 11월부터 2032년 11월까지 5년간 마스터리스를 약정한 상태다.
심지어 이번 지타워 매각에서는 매도인이 풋옵션(일정 기간 내 정해진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을 제공해야 매각이 수월해질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이처럼 다양한 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옥을 매각할지 여부는 넷마블의 최종 판단에 달려 있다.
한 오피스 업계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이 많지 않은 매수자 우위의 시장 상황에서 넷마블의 사옥 매각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며 “매도인과 매각 주관사가 효율적인 매각 아이디어를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