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협부지 복합개발 공모 재개 임박...신영· 엠디엠 뛰어들까

수협중앙회가 서울 노량진 유휴부지 복합개발사업의 민간 공동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재개한다. 지난 2022년 고금리 여파로 사업 추진이 중단된 지 약 2년 만이다. 당시 예비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신영과 엠디엠 등 대형 디벨로퍼 그룹이 다시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어, 부동산업계는 이들의 ‘매치’ 성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23일 노동진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량진 복합개발 지구단위계획 보고회를 열고 공모 재개를 위한 개발안 점검에 나섰다. 이미 지난 2월 이사회 보고를 통해 내부 절차는 일단락된 상태다. 수협은 공모지침서 작성을 마무리하는 대로 민간 사업자 공모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공모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1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의 대상 부지는 과거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이후 남은 유휴부지로, 총면적은 4만8231㎡(약 1만4590평) 규모다. 노량진역 9번 출구와 직접 연결돼 있으며, 노들로·올림픽대로와 인접해 있어 서울 핵심 입지로 평가된다. 현재 동작구청에 체육시설 용도로 일부 대여 중이다.
개발안에는 공동주택, 오피스, 상업시설이 포함된 복합타운 조성이 기본 골격이다. 수협은 사업지 일부를 현물출자 형식으로 참여하고, 민간 사업자와 프로젝트금융회사(PFV)를 설립해 공동 개발에 나서는 구조다. 향후 수협은행이 PF 대주단으로 참여하는 시나리오도 고려된다. 수협은 유통시설 유치와 국산 수산물 유통 확대도 병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사업의 총사업비를 약 4조 ~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지의 시가는 지난 2022년 기준 8000억 ~1조원으로 평가된다. 금융 주관사의 수수료만 수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사업 재개가 가시화되자 2022년 당시 예비 컨소시엄으로 나섰던 기업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증권-신영 컨소시엄은 신영, SK디앤디, 한화건설, 신세계프라퍼티 등과 함께 구성된 바 있다. 컨소시엄 측은 “수협이 유통업체 유치를 강조한 만큼, 신세계 등 전략적 투자자(SI) 참여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엠디엠그룹도 지난 2022년 계열 자산운용사, 신탁사, 캐피탈 등과 함께 단일팀 구성을 검토한 바 있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엠디엠은 자체 금융라인과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단독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입찰 방식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춘보 신영 회장과 문주현 엠디엠 회장은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초대~4대 회장을 역임한 인물들로, 업계에서는 이번 공모가 디벨로퍼 양대 축의 ‘상징적 대결’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모 방식은 단순한 일괄매각이 아닌, 수협중앙회와 컨소시엄이 공동 출자해 PFV를 구성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협은 초기 수익보다 장기 개발 이익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수협 측은 “고도 제한 완화 등 인허가 사안은 향후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협 측은 시공사의 재무건전성과 주간사의 자기자본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수립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량진 부지는 입지 자체로는 흠잡을 데 없지만, 시장 전반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실제 입찰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공모 조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입찰 제안서에서 SI 조달력, 금융 구조 짜임새 등이 주요 평가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