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류센터 키워드는 'NPL 투자·임차인 확보'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 NPL성 물류센터를 사들여 짭짤한 성과를 냈다. 선매입 계약 거래가 해지돼 시장에 다시 나온 인천 남청라 복합물류센터를 105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당초 이 물류센터는 한 물류서비스기업이 선매입을 이행할 예정이었으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 해지됐다.
남청라 물류센터는 인천 서구 원창동 소재 지하 1층, 지상 7층에 연 면적 2만평 규모의 상,저온 복합 창고시설이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풀필먼트물류기업인 파스토의 10년 책임 임대차 계약을 맺고 디디아이남청라로지스틱스리츠를 설립해 이 물류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물류센터시장에서 내년 화두는 '임차인 확보'와 'NPL 투자'가 될 전망이다. 선매입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면서 안정적인 임차인 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물류센터시장에서 NPL 투자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자산운용사, 외국계투자사들이 NPL성 저렴 매물을 찾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금리 급등 여파에 본 PF 전환에 실패하거나 부실화한 자산, 선매입 계약이 해지된 준공 자산 등이다.
안정적 임차인 확보, 성공적 딜 클로징의 비결
5일 컬리어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물류투자 거래사례 중 매매금액 기준 가장 큰 투자는 브룩필드가 개발한 13만평 규모의 인천 원창동 청라물류센터였다.
공급과잉 우려와 어려운 대출시장에도 쿠팡이 80% 임차하면서 공실이 해결돼 거래가 완료될 수 있었다. 올해 물류 거래 상위 10건 중 쿠팡이 임차한 물류자산이 3건에 달했다.
강지훈 컬리어스 이사는 "선매입이 활발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장기 계약한 임차인을 확보한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선호가 증가할 것"이라며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도 우수한 입지, 안정적인 임차인을 확보한 물류센터의 거래는 성공적으로 클로징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3년간 활발했던 운용사들의 준공 이전 선매입 약정 활동이 줄고, 선매입 약정에 대한 대주단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리상승 여파에 운용사들이 선매입 약정 이후 나머지 잔금 조달을 하지 못하면서 선매입 물류센터 딜의 클로징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선매입을 약정한 물류창고가 올해 준공됐음에도 일부 운용사는 잔금 납부시기를 늦추는 등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충주의 한 물류센터 개발사업은 대형 부동산자산운용사가 선매입을 약정했음에도 본PF 조달을 하지 못하고 있다. PF금융사들이 선매입 약정을 믿지 못하겠다며 우량 화주의 임차 확약서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다만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계 투자자의 선매입은 통용되고 있다. YNP자산운용은 KKR의 자금을 유치해 오산로지폴리스 물류센터를 약 3230억원에 사들였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AEW캐피탈을 펀드 투자자로 유치해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 여주 가남 물류센터 인수에 성공했다.
PF부실로 인한 투자기회 확대
물류센터 NPL 투자도 내년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강 이사는 "브릿지론에서 본PF로 갈아타지 못한 개발사업장이 늘고 있고, 2,3년 전 선매입 당시 예상한 대출 금리에 비해 현 금리가 비싸 선매입 계약이 해지되는 준공 사업장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 사업장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투자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완공된 물류센터 실물자산의 최근 대출금리는 약 6%를 형성하는 등 안정화되고 있다. 하지만 신규 물류센터 개발을 위한 PF 금리는 약 8% 이상을 나타내 물류센터 개발시장의 자금조달 여건은 아직 회복되지 않는 실정이다. 브릿지론 유동화증권 금리도 10%를 기록하는 등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건설사 부실도 NPL시장을 이끄는 요인이다. 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개발비 상승으로 개발업자나 투자운용사들은 물류센터의 완공 및 공급시기를 연기하고 있다. 시행사가 공사비 상승분 반영을 투자자에 요구하고 있는데 투자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공사가 멈추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부도 처리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