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에셋투자證, 해상풍력 금융자문 싹쓸이 비결은
지난해 선정된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사업자' 5곳 중 4곳의 금융자문을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신안우이를 비롯해 △전남 완도금일1단계 △전남 완도금일2단계 △전북 고창 해상풍력발전사업 등이다.
중소 증권사임에도 지난 2013년부터 신재생에너지금융을 전담하는 본부급 조직을 설립해 특화한 게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에셋증권은 우선 전북 고창 해상풍력발전의 금융 자문 및 주선기관을 맡아 사업비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고창군 상하면 용정리 일대의 공유수면에 약 70MW급 규모로 건설되는 이 사업은 인허가를 마무리하고 EPC(설계·구매·시공)업체 선정을 앞두는 등 진척이 빠른 편이다.
EPC사를 선정한 뒤 금융을 공동 주선할 1금융권을 선정해 연내 파이낸싱을 완료하고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3500억~4000억원을 추산하며 이 중 약 80%를 PF대출로 조달할 계획이다. 사업주는 지역업체인 디앤아이컨소시엄이다.
코리아에셋증권은 남동발전과 한화, SK디앤디가 사업주인 390MW급 신안우이 해상풍력의 금융자문도 맡고 있다.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주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함께 4월 중 금융주선기관 선정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EPC는 한화 건설부문이 맡는다. 총 사업비가 2조5000억~3조원에 이르는 만큼 대규모여서 자금력이 있는 다양한 금융권을 지분 투자와 PF대출 참여기관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코리아에셋증권은 아울러 하나증권, 엠에스아이(MSI)와 공동으로 전남 완도금일1단계(200MW) 및 2단계(400MW)사업의 금융자문을 하고 있다. 총 600MW급인 완도 금일 1,2단계의 개발사업자는 남동발전과 영림산업, 하나증권 컨소시엄이다. 현재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EPC사 선정을 위한 입찰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EPC사 선정을 통해 구체적 사업규모를 산정하고 SPC를 설립할 계획이다. 금융주선기관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중소 증권사축에 속하는 코리아에셋증권이 이처럼 많게는 수조원대 해상풍력사업의 금융자문을 휩쓸자 대형 은행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통상 주요 증권사나 은행들이 대형 프로젝트의 자문 및 주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상풍력 사업주들은 자문기관 선정 입찰시 신재생 금융자문 실적이 풍부하고 전담조직을 선제적으로 만든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에셋증권은 지난 2013년부터 신재생 관련 금융을 전담하는 그린에너지금융본부를 설립해 전문화에 공을 들여왔다. 작은 증권사가 신재생 전담 조직으로 본부급을 두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하나은행 출신의 기동호 대표 등 경영진이 은행 출신이어서 장기적인 조직 육성이 가능했고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린에너지금융본부장인 성태건 상무도 우리은행 출신이며, NH증권과 부국증권을 거쳐 2013년 코리아에셋증권에 합류했다. 2016년에는 남동발전과 함께 펀드를 설립해 포스코에너지의 탐라해상풍력(30MW) 지분을 인수하고 PF자문 및 주선에 성공하며 대외적인 신뢰와 인지도를 높였다. 이 사업은 국내 최초 해상풍력사업이다.
이어 국내 최대 수상태양광인 고흥해창만수상태양광(98MW)사업 PF자문, 새만금지역 추진 최초 사업인 새만금1구역태양광(99MW)사업 PF자문 등 여러 신재생 사업 금융자문 및 주선 실적을 쌓았다.
사업주들이 코리아에셋증권을 금융자문기관으로 별도 선정하는 것은 자금줄을 쥔 메이저 금융기관을 견제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문 및 주선권을 은행에 통으로 맡기면 금융기관에 휘둘려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해상풍력 자문에 특화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코리아에셋증권이 사업주를 대신해 대형 금융기관과의 금융조달 협상을 잘 이끌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