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됐던 물류창고 개발PF 조금씩 재개..고비 넘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여러 악재가 불거지며 중단됐던 물류창고 개발PF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상반기 경남 양산과 경기 여주 복합물류센터가 대출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충주 복합물류센터 등이 PF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2~3년 뒤 공급절벽에 따른 사업성 향상에 대비해,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증권사의 토지계약금 대출 상품도 등장했다. 다만 투자심리가 아직은 가라앉은 상태여서 화주(임차인) 확보가 PF딜 클로징의 주요 관건이 되고 있다.
27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중단되다시피했던 물류창고 PF딜이 3,4월부터 재개되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싱가포르 최대 부동산그룹인 캐피탈랜드가 합작 투자한 양산 북정동 복합물류센터가 지난 3월 2590억원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DL건설이 책임 준공 계약을 맺은 시공사이며, 한국투자증권이 금융주간사를 맡았다.
GIC와 캐피탈랜드가 각각 지분 90%(954억원), 10%(106억원)을 투자해 자본금(에쿼티)이 1060억원에 이른다. 대주단은 선순위 2090억원과 후순위 500억원으로 나뉜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완공시 연 면적 5만평에 이르는 경남권역 초대형 거점 물류센터로 거듭나게 된다.
총 사업비 1124억원 규모의 여주 신해리 복합물류센터 신축사업은 지난 5월 매매계약 및 1000억원 규모 대출약정이 체결됐다. 이어 대출금도 기표(인출)됐다. 본 PF의 선순위는 300억원이며, 후순위는 차입형 개발신탁의 신탁사 계정대 700억으로 이뤄졌다. 솔리드런자산운용이 이 사업의 금융주선 및 대리금융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해리 물류센터는 A자산운용이 선매입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본PF가 조달됐다. 준공 후 3개월 뒤 자산을 매입해 5년간 운용하며 화주 유치 및 자산 안정화를 한 뒤 매각할 예정이다. 시행사 또한 준공시점에 펀드에 에쿼티(보통주)투자할 예정이다.
총 투자비 2100억원 규모의 충주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은 브릿지론으로 부지를 확보한 데 이어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7월 중순까지 건축 허가와 교통영향평가를 마치고 사업시행사인 충주복합물류센터1호와 금융주간사인 KR투자증권은 9월과 10월 중 본PF를 조달할 계획이다. 한 대형자산운용사가 선매입 관련 의향서(LOI)를 제공한 상태며, 인허가 완료 이후 정식 선매입 LOC를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1200억원 시공 규모의 이번 물류센터 공사와 책임준공 확약은 충주지역 건설업체인 대흥건설이 맡았다.
물류센터 PF시장이 해빙모드를 보이자 개발 초기 단계의 토지계약금대출도 취급되고 있다. 2024년부터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토지 확보에 나선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12일 용인국제물류2차에 유동화증권으로 조달한 30억원을 빌려줬다. 시행사는 경기 용인 마평동 32번지 일대에서 용인 국제물류 제2차 단지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달 자금으로 이 사업 토지매매대금의 계약금을 치르고 추후 전체 부지를 매입한 다음 오는 2025년 8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색됐던 물류센터개발 PG시장이 한 고비를 넘기고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을 되찾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물류센터 개발시장은 대주단 모집이 쉽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였다. 공사비와 금리 상승, 금융시장 위축으로 사업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 상승은 쉽지 않아서다.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며 물류센터 공급량은 2021년 113만평에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9%늘어난 157만6000평이 공급됐다. 이어 올해에는 작년 대비 71%급증한 268만9000평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됐다.
PF시장이 재개돼도 예년에 비해서 신규 딜은 감소할 전망이다. 공급 과잉 여진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화주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에 PF딜을 클로징하는데 장기 임차를 확약한 화주 확보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지금은 임차인 확보가 가장 중요한 화주 우위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