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우이신설경전철', BTO에서 MCC방식으로 전환 추진
극심한 자금난을 겪는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이 수익형민자사업(BTO)에서 최소운영비보전(MCC)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기존 사업시행자와 실시협약을 해지하고 새 사업자을 모집하게 된다. 다만 서울시의회 보고와 예산 심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20일 서울시와 우이신설경전철 등에 따르면 우이신설경전철 정상화를 위해 MCC방식으로 전환하는 사업 재구조화가 막바지 협의를 거치고 있다. MCC는 운영 수입이 투자 원리금과 운영비의 합계액보다 적으면 주무관청의 재정 지원금으로 부족분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즉 적자가 나면 운영비를 보전해 주는 대신 운영수입으로 흑자를 내면 민간투자비(관리운영권 가치)를 상각하거나 환수하게 된다.
운행 장애 등으로 일정 운행 횟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수입 손실액 등을 사업자가 책임져야 한다. 서울지하철 9호선이 MCC 방식을 적용했으며 재정 지원 부담이 컸던 용인경전철과 김해경전철, 의정부경전철 역시 재구조화를 통해 이 방식으로 변경했다.
우이신설경전철이 MCC방식으로 재구조화되면 기존 사업시행자는 재선정된 후속 경전철 사업자에 인수 인계를 해주는 조건으로 기존 협약을 해지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달 말 서울시의회 교통상임위원회에서 이 방식을 보고하고 내년 관련 예산을 승인받아야 MCC방식 재구조화에 나설 수 있다.
우이신설선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순손실은 203억4200만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작년까지 누적 결손금은 2054억원이고, 총자산을 초과한 총부채는 1050억원이다.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길이 11.4㎞의 노선이다. 이 사업은 준공후 소유권을 서울시에 귀속하고 사업시행자가 30년간 관리 운영하는 BTO방식으로 건설됐다. 사업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은 1대 주주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10개 회사가 출자해 만든 회사다.
이용객 수는 애초 13만 명 수준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는 7만 명에 불과해 적자 운행이 계속됐다. 개통 1년 후인 2018년 말 민간 사업시행자는 자본 잠식에 빠졌고, 이후 출자자의 자기자본과 추가 출자 등으로 버텨왔다. 사업시행자와 서울시가 지난 2021년 7월 정상화 관련 합의서를 체결한 데 따라 서울시는 자금보충 후순위대출약정 잔액(CDS)의 소진으로 인한 운영비용 지출에 부족분이 발생한 시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운영비용 부족분에 대해 서울시와 회사의 출자자들이 1대1의 비율로 분담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금융차입금과 대체투자비 등을 재정비용으로 보전했다. 우이신설선의 금융차입금은 총 35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우이신설선 관계자는 "환승 할인과 노인 무료 요금을 포함한 현재의 박한 요금으로는 운영난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사업시행자가 운영손실을 분담해도 앞으로 시의 지원 폭이 커질텐데 BTO방식의 의미가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