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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당기고 힘 합치고...대체투자시장 자금부족에 비상

원정호기자
- 8분 걸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현실화하자 국내 대체투자자산의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5%를 넘어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고 고금리 국채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은행·보험사 등은 일찌감치 대체자산에 대한 북 클로징(회계연도 장부결산)에 나서고 있다. 개발 또는 실물 거래 할 것 없이 파이낸싱 일정을 서두르거나 계열사 또는 같은 금융권역간 힘을 합쳐 자금을 모으는 등 금융시장 불안의 파고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연말 만기 도래하는 브릿지론 개발 사업장 중심으로 NPL(부실채권) 자산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체투자 문 닫는 은행·보험사

먼저 은행과 보험사들이 부동산 개발시장의 문을 닫으면서 시중 자금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나마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던 은행·보험사들이 투자를 하지 않으면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금융사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다.  

은행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부 PF 딜을 선호했는데 최근에는 PF사업에 더욱 보수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예를 들어 농협은행은 대형 시공사가 참여한 PF 딜 외에는 참여를 꺼리고 있다.  보상 관련 논란이 많은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 딜은 아예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행사의 자기자본이 많이 투입된 딜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리스크  공유 차원에서 다른 은행과 공동 참여하는 신디케이션 형태 딜만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공성 강한 소수 PF딜만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수협은행과 지방은행 등은 한도 부족을 이유로 신규 딜에 신중하게 참여하고 있다.

보험권도 마찬가지다.  고금리를 지속하는 국채시장을 염두에 두고 대체투자보다는 채권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PF금융 조달에 나선 연료전지 발전사업사업 두 곳의 희비가 엇갈렸다.   함안 사내산단 연료전지는 5% 후반대 금리를 제시한 탓에 파이낸싱 차질을 빚는 반면  칠곡에코파크는 6%초반 급리로 금융을 모집, 지난 20일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국고채 금리 급등에 따라 신재생 발전의 주요 자금공급원인 보험사들의 대체투자의 요구 금리 눈높이가 올라간 데 따른 영향이다.

보험사들이 등을 돌리다 보니 독립계열 대체투자 자산운용사은 펀드 투자자금 조달을 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하반기 들어 신규 펀드를 설정하지 못한 대체투자 운용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파이낸싱 서두르는 사업주

영국계 글로벌펀드인 액티스가 투자한 인사동 복합건물 '안녕인사동'은 최근 2300억원 규모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에 들어갔다.   기존 대출금 만기는 내년 4월 11일로 6개월 남았으나 채권금리 급등 등 불안한 금융시장에 대비해 서둘러 자금 재조달에 나선 것이다.  작년 말 레고랜드사태 등으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 불안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건물 사업주의 의지가 담겨 있다.  

DL이앤씨도 덕송~내각 민자고속도로사업의 대출금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작업에 착수했다. 주무관청인 남양주시와 사업 재구조화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재구조화 승인을 전제로 서둘러 리파이낸싱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이마트 본사부지 및 성수점 개발사업(공식명 성수동 K-프로젝트)을 위해 2조원 규모 본PF 참여의향 대주단 모집을  조기에 확정짓고 있다.  이 역시 연말로 갈수록 자금 조달이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딜 클로징 위해 경쟁보다는 협력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 그나마 PF시장 플레이어로 남은 금융사들은 투자 여력은 있어도 크게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십시일반 형태로 건당 적은 규모로 투자하고 동일업권과 신디케이션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금이 부족한 실물 부동산 거래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이 코크렙제66호리츠를 설정해 ‘서초 마제스타시티 타워1’ 매매대금 납입을 완료했는데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자금도 끌어들였다.  총 5200억원의 인수자금 중 보통주 500억원, 우선주 1900억억원 등 에쿼티가 2400억원, 나머지가 담보대출이다. 이 중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우선주에 투자했다.

지난달 약 950억원 규모의 분당 서현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교보자산신탁은 관계사인 교보AIM자산운용의 부동산 블라인드펀드와 협업하고 있다. 시중 펀딩자금이 부족하자 교보신탁은  이 빌딩 인수를 위한 리츠 설정 과정에서 우선주 투자자로 교보AIM운용을 참여시켰다.

브릿지론 만기 앞두고 본PF 전환 못해 골치

고금리 지속과 시중 유동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연말 만기 도래하는 브릿지론 가운데 부실화될 자산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찌감치 PF금융을 종결한 일부 우량 자산은 여유가 있지만 아직 본PF 전환이나 만기연장을 못한 사업장이 수두룩하다.

경기 안성 등에서 물류센터를 개발하는 한 시행사는 연말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본PF로 전환해야 하지만 대주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 시행사는 상품을 변경해 상품성을 높이려고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애태우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PF 전환 자금을 조달중인 서초구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역시 연내 딜 클로징이 완료될지 금융권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사업지다.   8500억원의 본PF 자금 확보를 위해 여러  증권사를 태핑해 모집중이지만 각사 심의과정에서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  시행사는 트랜치를 쪼개 여러 대주를 모집하더라도 연내에는 본PF전환을 종료한다는 게 목표다.  5950억원의 브릿지론은 일단 내년 1월 말까지 4개월 연장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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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대체투자시장부동산PF

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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