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SI주도 민자철도 개발사업으로 영역 확장
철도 차량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이 민자철도 디벨로퍼 영역으로 발을 넓힌다. 민자철도 개발사업의 대표 주간사를 맡고 지분을 투자하면서 전략적 투자자(SI) 주도의 새로운 민자 모델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25일 민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같은 현대차그룹사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최근 민자 전문가 2명을 전입받아 철도시스템영업팀에 배치했다. 이번에 전입한 원지연 책임매니저 등 2명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서울 동북선 민자 경전철사업 등을 개발했던 인력이다.
그룹사로부터의 인력 전입은 철도분야 디벨로퍼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토목분야 영업을 축소하는 반면 현대로템은 기존 텃밭인 철도차량 제작을 넘어 개발 분야로 업무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몇년간 방산 분야 호황을 타고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할 투자자금 여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하나금융이 설정한 700억원 규모 인프라블라인드펀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민자도로나 민자철도 등의 최초제안 사업·제3자 제안사업의 에쿼티(지분투자)·후순위 투자를 집행하게 된다. 펀드에는 하나은행(500억원)을 비롯해 하나캐피탈(50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20억원), 하나자산신탁(10억원) 등이 참여했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철도사업은 건설 중심의 도로와 달리 건설은 물론 준공 후 정교한 운영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라면서 "운영 노하우가 풍부한 현대로템이 하나금융과 손잡고 그간의 건설사 주도 민자철도 개발사업을 SI주도 개발사업으로 바꾸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로템과 하나금융, 유신 등이 사업 제안한 1호 개발 사업은 4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부산형 광역급행철도(GTX)'인 BuTX 사업이다. 오는 2030년 개통 목표이 BuTX는 수소 충전 열차가 특징이며 민자 적격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현대로템과 하나금융은 앞으로 민자시장에 나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사업에도 관심이 크다. GTX D 개발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현대로템은 개발사업 강화에 맞춰 운영사 영역도 넓히고 있다. 최근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차기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오는 9월 말 기존 운영사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김포시가 지난해 새로운 민간 위탁 운영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에 들어간 결과 현대로템이 낙점된 것이다.
현대로템은 또한 우리은행·국민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시가 공모한 우이신설경전철 새 사업시행자 입찰에도 참여했다. 입찰은 3파전으로 압축됐으며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