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빌딩 매각입찰 '흥행'...제이알·KB운용 등 10곳 참여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차증권빌딩 매각 입찰이 흥행에 성공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10곳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매수 희망가도 평당 2000만원 후반대에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피스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이 이날 여의도 국제금융로2길 28 소재 현대차증권빌딩 입찰을 실시한 결과 KB자산운용, 제이알투자운용, BNK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0곳이 참여했다. 이 중 제이알운용 부동산펀드는 증권사의 우선주 총액인수와 블라인드펀드의 보통투 투자 구조를 활용해 참여했다.
오피스 매물 증가로 매수자 찾기가 어려운 시기에 입찰 참여자들이 많이 나오자 매도자인 코람코운용과 매각 주관사인 에비슨영코리아, 에스원, KPMG컨소시엄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경쟁자가 늘면서 매입 희망가격도 평당 2000만원대 후반대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운용은 조만간 숏리스트를 추린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오피스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임차 수요가 몰리는 데 비해 매물이 제한적인 여의도에서도 건물 상태나 입지가 상대적으로 우량해 운용사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면서 "대부분 건물 밸류애드를 염두에 둔 가격으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빌딩을 앵커 임차인으로 활용중인 현대차증권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게 변수다. 즉 빌딩이 매각될 때, 현대차증권이 다른 매수자보다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코람코운용은 지난 2020년 10월 현대차증권빌딩 전신인 KB금융타워 건물을 2666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을 담은 코람코운용 부동산펀드 만기가 오는 10월이지만 지난해말 부터 조기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오피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중 매물이 많다 보니 오피스 매입 관련 에쿼티 투자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면서 "자금 모집기간이 길어지는 점을 고려해 일찍 매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자산은 여의도 3개 노선 환승이 가능한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수정가결하면서 최대 1600%까지 용적률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업계 전문가는 "서울시의 개발계획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의 리모델링 및 재건축을 통한 가치 상승 기대감이 크게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딩이름은 소유주와 임차인에 따라 여러번 바뀌었다. 유진투자증권 전신인 서울증권이 지난 1994년 3월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4만 440㎡, 1만 2233평)로 이 건물을 지었다. 당시 이름은 서울증권빌딩이었다. 이후 2010년 10월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 소유권을 넘긴 뒤 재임대해 2015년 10월 유진그룹 사옥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본사로 썼다. 2016년 1월부터는 KB증권이 2018년 6월 인근 교직원공제회관으로 옮기기 전까지 본사로 이용했다. 당시 이름은 KB금융타워였다.
이어 현대차증권이 2018년 7월 기존 ‘현대차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꾸고 첫 사옥으로 입주해 사용하고 있다. 2020년 이후에는 현대차증권빌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4년 12월 KB자산운용은 7년 만기(2021년 12월)인 사모펀드 ‘KB스타 오피스 사모 부동산 모투자신탁 제2호’를 설정해 KB금융타워를 2039억 원에 매입했다. 이어 6년 만인 2020년 코람코운용에 매각하면서 627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