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개발형 에너지펀드 굴기 노리는 인프라프론티어, 성공할까
지난해 7월 설립된 새내기 자산운용사인 인프라프론티어는 기존 운용사들과 다른 게 있다. 땅 사서 인,허가를 준비 중인 고위험 초기 단계의 신재생발전사를 택해, 그것도 자본(에쿼티)에 집중 투자한다. 스타트업 에너지발전사를 잘 발굴해 이 기업과 손잡고 성장시키는 게 비즈니스 모델이다.
기존 에너지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실제 운영 단계에 있는,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인프라프론티어는 금융사이지만 디벨롭먼트컴퍼니에 가깝다. 실제로 인프라프론티어의 전응철 대표(사진)는 자신의 회사를 `뎁코'라고 부른다. 뎁코는 디벨롭먼트컴퍼니를 그가 나름껏 줄인 말이다.
초기의 에너지회사를 타깃으로 한 투자는 회사에 대박을 안길 것으로 전 대표는 확신한다. 그렇다면 전 대표가 초기 단계의 에너지회사에 꽂힌 이유는 뭘까. 이는 외국계 에너지 운용사가 큰 돈을 벌어들이는 현 풍토와 무관치 않다.
해외 자본은 개발행위가 끝나 인허가를 득한 단계의 태양광발전소나 풍력발전회사를 사들인다. 인허가를 받은 대가로 웃돈을 얹어 MW당 대개 2억~3억원에 매입한다. 100MW는 200억원 이런 식이다. 이후 파이낸싱 지원과 건설 단계를 거쳐 준공한 뒤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하면 국내 운용사들한테 판다. 이렇게 해서 매입가에 비해 4 ~ 5배에 팔아 넘겨 큰 시세차익을 남긴다. 이른바 오퍼튜니티식 펀드들이다.
조 단위 규모의 외국 자본이 들어와 개발단계의 신재생 발전사를 싹쓸이하는 모습을 전 대표는 지켜봤다. 또한 수익은 낮더라도 운영단계, 소위 브라운필드만 고집하는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 행태에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해외 자본의 투입 이전인 인허가를 밟는 초기 단계 기업 투자에 전 대표는 자신의 운용사 포지셔닝을 취했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도도 클 법.
그래서 인프라프론티어는 발전에너지산업도 잘 알고 금융도 잘 아는 하이브리드형 멤버들만 채웠다. 전 대표 자신도 발전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세대로 불린다. 산업은행의 신생 PF부서 때 부터 몸을 담가 대우증권, 미래에셋대우, 코람코자산운용까지 에너지 및 인프라 투자에서 잔뼈가 굵다.
이밖에 사내 신호상 부대표는 삼일회계법인, 국민연금, NH투자증권을, 정정만 전무는 미국 CBS컨설턴트, 에코프론티어를 각각 거친 환경 발전개발사업 전문가다.
전 대표는 에너지에 발을 담근 이후부터 국내외 개발형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투자개발에 대한 확고한 신념 만큼이나 트렌드에 민감해 미래형 사업도 많이 발굴한다.
에너지 인프라 수소 산업이 당장의 주력 먹거리지만 디지털 웨이스트(IT기기 폐기물)와 같은 환경폐기물, 바이오가스, 데이터센터 등도 적극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웨이스트의 경우 이 분야 경험이 많은 인도계 투자자와 프로젝트형 펀드를 준비중이며 IM을 물밑 작성중이라고 귀뜀했다. 바이오가스도 국내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선점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신념이 통한 걸까. 인프라프론티어는 주주와 펀드 투자자도 이 분야 전문가와 함께 하거나 모집할 예정이다. 회사 주주는 전 대표 외에도 배출권업무회사, 환경컨설팅 회사, 복합화력발전사 등이 모여 주요 투자자를 구성했다.
앞으로 나올 펀드의 경우도 기존 안전 투자에 익숙하 재무투자자(FI)보다는 투자 겸 사업에 관심을 동시에 둘 만한 RE100사업자, 신재생에너지 관련업체, 발전 사업자들로 우선 구성할 계획이다. 첫 펀드는 그린에너지 크레에이티브 전문투자형 사모펀드(GEC 펀드) 1호로 준비중이다. 수익률은 8~10%를 목표로 한다.
아직은 신생이라 인프라프론티어가 정말 계획대로 초기단계의 금맥을 캘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새롭게 시장을 창출하는 분야라 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확실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 대표의 투자개발형 모델 전략과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시장에 꽤 있다"면서 "실제로 금융사(FI) 출신이지만 전략적 투자자(SI)로 옮겨간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대표의 전략이 시장에 통하면 여러 회사들이 뒤따라 벤치마크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