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공공지원 민간임대' 우협 6곳 선정...브릿지론 회수 길 열려
대구에서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한 시행사는 지난해 하반기 사업 인허가를 마쳤다. 그러나 분양시장 침체와 지역 미분양에 대한 우려로 본PF 전환 및 분양이 여의치 않자 지난해 10월 브릿지론을 10개월 연장했다. 이어 지난 8월 2차 만기 연장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사업 정상화 방안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관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사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증권의 출자를 받아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지난 8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UG가 주관하는 '2023년 1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민간제안 공모 결과 하나증권컨소시엄 등 6곳이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이들 사업장은 앞으로 HUG 보증을 통한 본PF 전환이 가능해 기존 브릿지론 대주단이 엑시트(자금회수)할 수 있을 길이 열렸다.
1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HUG는 지난 8월 30일 2023년 제1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민간제안 공모 우협을 공고했다. 하나증권컨소시엄(대구 대명동 사업장) 네오밸류아이앤디컨소시엄(대전 봉명동 사업장) 디씨알이컨소시엄(인천 학익동 사업장) 케이원디컨소시엄(서울 장위동 사업장) 금호건설컨소시엄(이천 안흥동사업장) 제이엠개발컨소시엄(포천 어룡동사업장) 등 6곳이 우협이다.
앞서 HUG는 지난 5월 5000세대 공급 규모로 `2023년 1차 공공지원 민간임대 공모사업'을 공모했다. 지난 6월 초 공모 참여의향서를 접수하고 시세조사를 거쳐 지난 7월 28일 사업 신청을 접수한 결과 무려 20여개 컨소시엄이 지원했다. HUG는 1,2차 평가를 거쳐 이번에 6곳의 우협을 선정한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컨소시엄 상당수는 분양시장 침체로 본PF 전환을 못해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머물던 사업장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지로 뽑힘에 따라 브릿지론의 PF전환은 물론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됐다. 10년 선(先)임대여서 당장의 미분양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데다 HUG의 전방위 금융 지원울 받을 수 있어서다.
여러 유형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방식 가운데 민간제안 공모방식은 주택건설이 가능한 부지를 대상으로 민간이 HUG의 주택도시기금 참여를 제안하면 이를 평가해 기금이 출자하는 방식이다. 통상 민간사업자는 시공사·부동산신탁사·재무투자자(FI) 등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기금의 출자를 위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HUG의 다양한 지원 혜택을 볼 수 있다. 우선 민간사업자와 리츠를 공동 설립시 주택도시기금이 대주주로 출자하고 사업을 함께 이끌게 된다.
주택건설 기간에는 기금이 2~3%대 저리로 융자해준다. 여기에다 대주단 PF대출에 대해선 HUG가 PF보증을 제공한다. HUG의 금융지원 등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고 입주자의 임대보증금 등으로 사업을 준공할 수 있는 것이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자들의 부담이 늘자 HUG는 작년 9월 내규 개정을 통해 신규 공모 사업장에 한해 사업 제안 이후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연간 공사비가 5% 넘게 올랐을 때에 한해 변동분의 절반 이내로만 증액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이 투,융자하는 만큼 공공성을 요구한다. 최장 10년간 안정적 임대를 제공하고 임대료도 주변 시세의 75~90%로 제한된다.
금융사 관계자는 "사업원가가 높아 분양이 쉽지 않은 브릿지론 사업장들이 탈출 방안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문을 많이 두드렸다"면서 "다만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고 전체 브릿지론 대주단이 엑시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부 후순위 대주단은 해당 민간임대리츠에 다시 출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