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보증 담보 유동화증권 발행 활발..시행사 장기 저리자금 '숨통'
경기 불확실성으로 분양 리스크가 여전함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서를 담보로 한 PF유동화증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개발사업장의 분양사업성과 관계없이 HUG보증을 받으면 장기 저리의 우량등급 유동화증권을 발행할 수 있어서다.
1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10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HUG의 조합사업비대출보증을 받아 오는 15일에 3년 9개월 만기 3000억원 규모 유동화사채(ABS)를 발행한다. HUG보증으로 AAA의 초우량 등급을 받았다. 금융주간은 KB증권이 맡았으며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 3월 말 먼저 조합에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번 유동화증권 발행으로 셀다운(대출 재매각)하는 구조"라며 "HUG보증을 받으면 금리와 수수료가 낮지만 분양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시 가재지구 2블록에서 아파트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씨지주택은 지난달 25일 HUG 대출보증과 KB증권의 매입보장을 담보로 600억원 한도 유동화전자단기사채(전단채, ABSTB)를 발행했다. KB증권 주관이며 유동화등급은 A1등급을 받았다. 시공은 제일건설이 담당한다. 이 사업은 6월 착공 및 2026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전단채 만기는 2026년 6월이다. 이와 관련, 제일건설은 지난 9일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했다.
대한토지신탁의 리츠(대한묵동위탁관리리츠)는 HUG 보증서를 받아 지난달 19일 200억원규모의 유동화사채를 발행했다. 주관사는 교보증권이며 유동화사채 만기는 오는 2025년12월 30일이다.
대한묵동리츠는 서울시 중랑구 묵동 8번지 일대에서 역세권청년주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 시공은 이랜드건설이 담당한다.
대토신의 또 다른 리츠(노량진케이미트대한제41호리츠)가 추진중인 노량진역세권청년주택사업도 지난달 18일 HUG의 PF대출 보증을 담보로 620억원 규모의 유동화사채를 발행했다. 5년 만기에 신용등급은 AAA이다. 유동화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이 리츠는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19-6번지 외 6필지 일원에서 추진 중인 역세권청년주택사업의 시행사이다. 시공사는 한신공영이다.
지난 4월에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일대에서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시행하는 대한개발이 HUG 보증을 받아 300억원 한도 전단채를 발행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유동화증권 매입보장 의무도 부담한다. 만기는 오는 2025년 12월말 까지다. 사업 시공은 원건설 및 원건산업이 담당하며 오는 2025년 9월 준공이 목표다.
이처럼 HUG보증을 받아 PF대출채권을 유동화하면 시행사(차주)는 장기 저리의 개발자금을 사업 완료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금융권 분석 결과 평균 11~12%대 PF대출금리가 HUG나 주택금융공사(HF) 보증을 받으면 5~6%대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사업약정에 따라 지급기일에 대출원리금이 지급되지 않는 등 보증사고 발생시 차주(시행사)의 대출채무 상환에 대한 보증을 부담한다.
한편 정부는 PF사업장에서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될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HF)‧HUG를 통해 올해 말까지 총 15조원의 사업자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주금공·HUG은 총 6조100억원을 공급했다. 주금공은 3조3400억원을, HUG는 2조6700억원(승인기준)을 각각 취급했다.
또한 PF ABCP의 차환 발행 불안을 덜기 위해 신설된 'PF-ABCP → 대출 전환 특례보증'도 올해 3조원 목표(HUG 1조5000억원, 주금공 1조5000억원)로 공급된다. 지난달 30일 기준 주금공이 1200억원, HUG가 1조914억원 등 총 1조2114억원이 지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