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주상복합`루시아청담 514'의 3가지 시나리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주상복합 개발사업인 `루시아청담 514 더 테라스'가 브릿지론 단계에서 대출 연장을 하지 못해 멈춰섰다. 대주단은 일단 전략적인 EOD(기한이익 상실) 선언을 한 채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리파이낸싱을 통한 사업 정상화가 최선이지만 사업부지 매각과 공매 가능성 등 크게 3가지 시나리오가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7일 대주단에 따르면 루시아홀딩스가 대주주인 루시아청담PFV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49-8번지 일원에 하이엔드급 오피스텔(4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건축 인,허가는 계획대로 완료했으나 시공사 선정 지연 등이 발목을 잡았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사비 급증 여파에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당초 계획에 비해 4개월 가량 사업이 지연됐다고 한다.
시공사 선정과 본PF가 늦춰지자 지난해 12월 20일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시행사는 대출 연장 협의에 들어갔다. 대주단 관계자는 "공사비와 공사기간 등의 이견으로 시공사 선정 및 본PF 대출 기표가 약 6개월 지연되면서 차주측에서 6개월 대출 연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체 대주가 동의해 연장에 들어가는 듯 했으나, 만기 연장 약정일 전 중순위 참여 대출기관 한 곳이 원금 일부를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차주와 대주단은 전략적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했다.
이후 차주와 대주단은 TF팀을 구성해 여러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주단에 따르면 우선 거론되는 시나리오로는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이 있다. 시행사는 이달 말을 목표로 외국계 자금 투자 유치를 포함한 리파이낸싱 방안을 찾고 있다. 일부 대주단의 교체를 포함해 리파이낸싱에 성공할 경우 극단적 EOD를 피하고 본PF 전환과 정상적 분양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입지가 우수하기 때문에 최악의 케이스를 피하고 어떻해서든 정상적 사업 절차를 밟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파이낸싱 힘들 경우 또 다른 시나리오는 사업부지 매각이 있다. 시행사와 금융주간사가 협의해 잠재 매수인을 물색하는 것이다. 이 경우 LTV 대비 매각가격이 어느 정도 선에서 정해지느냐에 따라 선순위와 중순위 채권자, 시행사 등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선순위 LTV는 60%, 중순위는 LTV는 70% 수준이다. 3자 매각의 경우 매각대금이 적으면 선순위 채권단에 배분한 이후 추가 분배할 자금이 부족할 수 있는 게 문제다.
마지막으로 대주단이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담보권을 실행해 공매를 통한 대출금 회수 방안이 있다. 그러나 이는 분쟁 가능성과 리스크가 가장 크다.
지난해 12월 법무법인 화우가 개최한 `부실PF사업장에서 대주의 대응 관련 세미나'에서 박영우 화우 변호사는 "EOD발생시 대주단이 취할 옵션이 여럿 있지만 먼저 그 사업의 대출 만기 연장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도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사업장의 만기 연장을 해주고 금리를 낮춰주는 식으로 정상화 과정을 거쳤다"면서 "디벨로퍼와 원만하게 협의해 사업을 종료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