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산단 기숙사형 오피스텔 개발, 2개 공공펀드 투자 논란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가 시행하는 경북 구미산업단지 내 기숙사형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지역활성화 투자펀드'가 투자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개의 공공펀드가 단일 사업장에 지원하면서 재정을 과잉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3000억원(모펀드) 규모로 조성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의 첫 투자 대상에 '구미 1국가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이 지난달 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자펀드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은 178억원의 지역활성화투자 자펀드를 설정해 이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경북 구미시 공단동 256-16 부지 2754평에 지하 3층 지상 12층, 연면적 2만9787㎡(9010평)의 오피스텔 506실 및 근린생활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의 임직원 등을 위한 기숙사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AGAIN 1973 청년드림타워’라는 프로젝트명이 붙었다.
인허가와 본PF조달을 거쳐 연말 착공해 오는 2027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준공 후에는 16년간 임대 운영된다. 총 사업비는 1239억원이며 자기자본 340억원에 PF대출은 550억원을 예상한다. 지역활성화펀드가 투자되는 만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특례 보증부로 대출을 일으킬 계획이다.
문제는 이 사업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가 시행한다는 데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환경개선펀드가 해당 부지를 사들여 시행을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부족해 장기간 보류돼 왔다. 이번에 지역활성화펀드의 자본금 투입과 HUG 보증 대출로 사업 재개가 가능해졌다.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사업은 노후화된 산업단지의 구조 고도화사업을 위해 금융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펀드 자금을 기반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산업단지의 고부가가치화와 근로·정주환경 개선시설을 건립한다. 하나대체투자운용과 코람코운용 등이 위탁 운용사다.
이번 오피스텔개발사업에 환경개선펀드와 지역활성화펀드 등 2개 관제 펀드가 투입되면서 운용업계 사이에 뒷말을 낳고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공공펀드가 중복 투입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정 사업을 위해 국가 재정이 과잉 지원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각 펀드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지역활성화펀드)와 산업부(환경개선펀드)와 사전 협의해 투자가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지방 산업단지 개발사업은 정부 재원을 지원받지 못하면 자체 개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 낙후된 구미산단 내 근로자의 주거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기업의 안정적인 인력수급을 지원하는 한편 추가투자와 개발수요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지역·민간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펀드는 정부재정(1000억 원)과 산업은행 출자(1000억 원), 지방소멸대응기금(광역계정, 1000억 원) 등 총 3000억 원 규모로 올해 처음 조성됐다. 모펀드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수시 접수를 통해 자금 소진시까지 지역활성화 투자 자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3월 말 1호 투자 대상에 '단양역 복합관광단지 프로젝트'와 '경북 구미 국가산단 구조고도화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정부는 1호 프로젝트에 이어 '충남 서산 복합 스마트팜 단지 프로젝트'와 '전남 여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프로젝트' 등도 후속으로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