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낮춰라"...저층 개발 신규 모색하는 물류센터
경기 안성 미양면에서 물류센터 개발을 추진하는 A시행사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고 설계 변경에 들어갔다. 당초에는 허용 용적률 규모인 연면적 2만2000평 규모로 지으려 했다. 그러나 공사비가 다락같이 오르면서 예상 사업수지가 마이너스로 나왔다. 이에 연면적을 1만2000평으로 축소해 지상 2층으로 설계 변경하자 사업수지상 이윤이 12% 정도 확보됐다고 A시행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2,3년 새 40~50% 급등한 공사비에 막막해진 물류센터 시행업계가 역발상 개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대 현안인 공사비 절감과 사업수지 확보를 위해 2개층 또는 3개층 저층 물류센터로 건설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비결은 회전식 램프와 화물차 하역장 시설 축소에 있다. 물류센터 개발사업이 아파트·오피스 개발과 가장 큰 차이점은 전 층에 차량이 접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화물을 싣고 나르는 차량을 각 층마다 올리기 위해선 램프와 하역장 등 부대면적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이런 시설이 매출(임대료)을 올리는 공간도 아닌데 공사비를 높이고 사업수지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회전식이 아닌 경사지를 활용해 자연적 램프를 조성할 수 있는 2층 또는 3층의 저층을 짓는 것이 공사비를 최적화하는 설계라고 시행업계는 설명한다.
물류전문 시행사이자 PM(프로젝트관리)회사인 연교의 조종환 상무는 "전체 건축 연면적당 공사비가 아닌 실제 임대가능한 연면적당 공사비를 낮추는 게 물류사업의 핵심 포인트"라면서 "무리하게 연면적을 넓히기 보다는 토지 면적 대비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효율면적 또는 적정규모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교가 몇개 개발 사업장을 모델로 가설계해 사업수지를 산출한 결과 2개층 또는 3개층이 최대 효율을 냈다고 한다. 1개층의 단층을 지으면 토지비용 대비 가성 효율이 떨어진다. 물론 개별 사업수지는 부지의 형상 또는 경사 고·저차, 평당 임대료에 따라 달라진다.
이 같은 저층 개발 흐름은 불과 몇년 전 토지 이용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층으로 짓던 트렌드와 대비된다. 과거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는 높은 토지비에 따른 이용가치 극대화를 위해 법적 허용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한 활용했다. 즉 같은 토지에 연면적을 최대한 많이 뽑아내는 설계가 사업수지 확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조 상무는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공사비를 효율화하지 못하면 물류센터의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충분한 자본금(에퀴티)과 시행사 자체의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