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내년에도 우량 딜 크게 담자"...PF양극화 심화 전망
주요 시중은행들의 내년 부동산금융 영업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 부동산시장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목표 실적 달성을 위해 우량 프로젝트는 통 크게 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부동산금융(프로젝트금융)부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우량 딜에 크게 투자하는 패턴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고금리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자 비교적 안전한 프로젝트에 보수적으로 투자하되 좋은 딜은 크게 담는 전략이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정책 대출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출 경직성이 강화하고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주택시장이 올해에 비해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신용도 높은 대형 시공사가 참여하는 딜 또는 사업성이 보장된 노른자 입지의 딜이 은행들이 선호하는 투자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과 광역시의 도시정비사업에 은행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은행 관계자는 "자잘한 딜 보다는 우량한 사업을 많이 담자는 데 은행들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우량 딜 외에 상당수 딜들은 고금리의 2금융권에 자금조달을 의존하는 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우량 프로젝트에 연 6%~7%대의 비교적 낮은 금리로 대부분의 PF대출분을 인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을 포함한 KB금융그룹은 지난 10월 말 한화그룹이 100% 출자한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사업에 전체 브릿지론대출 7400억원을 전액 지원했다. 대주단에는 국민은행을 대표 주간사로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생명 등 KB그룹 계열사가 총출동했다. KB금융그룹은 사업성을 높게 보고 전체 대출총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PF대출금 평균 금리는 7%대 중반이다.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본부는 하반기 중 2조5000억원에 이르는 한남3구역주택재가발조합의 사업비 금융주선에 공을 들였다. 서울의 알짜 사업지인데다 업계 최상위 신용등급인 AA-을 보유한 현대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한 이 딜에 집중하고 다른 일반 PF사업지는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주단에는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5500억원을 참여했다. 그 외 국민은행 4000억원, 우리은행 3500억원, 하나은행 농협은행 각각 2000억원 참여했다. 대출 만기 5년에 평균 금리는 연 6% 중반이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은 서울의 주요 핵심권 오피스빌딩이나 복합시설 PF사업에 통크게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 잠원동복합개발PFV가 시행하고 효성중공업이 책임 시공하는 서울 잠원동 소재 병원복합빌딩이 3630억원의 PF자금조달에 성공했는데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선매입 확약 아래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자산신탁 등 하나금융 계열사가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옛 현대제철 부지 753평에 지하2층, 지상 12층 규모의 업무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하나은행은 아울러 다음달 서울 강남 신사동 소재 연면적 1만평 이상의 대형 오피스빌딩 PF사업을 클로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