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보증 힘입어 홈플러스 2개점 780억 유동화증권 발행 성공

홈플러스가 지난 3월부터 임대료를 미납하고 있음에도 울산남구점과 의정부점을 기초자산으로 한 78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발행됐다. DL이앤씨와 대림이 연대해 자금보충 의무 등을 제공, 투자자 신뢰를 확보한 결과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울산의정부프로젝트PFV는 전일 780억원 규모의 ABCP를 조달했다. 기초자산은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울산시 남구 수암로 148)과 의정부점(경기 의정부시 청사로 38)에 대한 대출채권이다. ABCP는 A1 신용등급을 받았으며, 만기는 9월 22일까지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을 주관했다. 금리는 4%대로 알려졌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지난 3월부터 전국 60여 개 매장에서 임대료 납부가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ABCP 상환 재원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번 발행은 DL이앤씨와 대림의 신용 보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 회사는 자금 보충 의무를 제공하고, 미이행 시 채무 인수도 약속했다. 또한 대출기간 5개월치 이자 전액이 대출 실행일에 선급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PFV의 주요 주주는 DL이앤씨(47.5%)와 대림(47%)으로, 두 회사가 사실상 실질 차주 역할을 하고 있다. DL이앤씨와 대림은 지난 2021년 해당 PFV를 설립해 홈플러스 2개 점포를 매입했으며, 개발 인허가 기간 동안 임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PFV의 전체 대출금은 약 1960억원으로, 이번에 발행된 780억원은 만기 도래한 후순위 대출이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광주은행, 농협은행, 경남은행, 수협은행, 전북은행 등이 참여한 선순위 대출은 2026년 7월 22일 만기를 앞두고 있어 아직 기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연계된 투자상품은 일반적으로 투자자 선호도가 낮지만, DL이앤씨와 대림의 신용 제공 덕에 이번 ABCP 발행이 가능했다”며 “PFV 내 운전자금 여유도 있어 이자 지급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말 기준 PFV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4억원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선 임대료 미납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전체 대출금의 증액 리파이낸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채권 변제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법원은 채권자 집회 등을 거쳐 6월 말 또는 7월 초 인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