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부동산신탁, 新토지신탁 4종 대거 선보인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국내 토지신탁의 역사를 새롭게 쓴다. 부동산신탁사와 시공사, 금융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각각 부담하는 리스크에 맞게 4종의 토지신탁을 개발시장에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상품 이름도 관리형이나 차입형과 같이 전문업계나 이해할 수 있는 이름이 아닌 `리스크분담형 토지신탁' A, B, C, D형으로 통일했다.
7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크게 `사업 리스크를 누가 지느냐'에 따라 A부터 D까지 나눠진 4종의 리스크분담형 토지신탁상품을 선보인다. 각 형에 따라 시공사와 신탁사 역할과 자금조달 방식을 명확히 했다.
먼저 A형의 경우 대형 시공사가 책임준공과 사업비 조달을 맡는다. 신탁사는 사업비 부족분 30~50% 정도를 선순위 자금 조달 형태로 책임진다. 중순위는 토지비로 PF금융기관 등이 조달한다. 후순위 조달은 시공사 자체 자금이나 시공사의 외상 공사로 이뤄진다. 한국부동산신탁 관계자는 "A형은 대형건설사가 개발사업을 하는데 신탁사가 명의를 빌려주는 이른바 관리형 토지신탁을 기본으로 한다"면서 "여기에 일부 필요한 사업비를 신탁사가 대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형의 경우 중형 시공사가 책임준공만하고 사업비 조달은 맡지 않는다. 사업비(LTV)의 60~65%인 선순위채권은 신탁사가 조달하고, LTV 65%가 넘는 중순위(65-75%), 후순위(75% 이상)는 중소 증권사나 제2금융권이 조달한다. B형이 나온 이유에 대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주선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현행 증권사 자금 모집 형태는 이자와 수수료 이중 부담이 든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선순위대출을 모집해 게런티를해주고 게런티 피로 1.5% 이상을 받는다"면서 "신탁사가 선순위를 조달하면 이런 수수료 없이 자금을 쓴 부분에 대한 이자만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형의 경우 대형 시공사가 책임준공과 토지비를 충당하는 구조다. 일명 하이브리드(혼합형)형 토지신탁이다. 신탁업법에 따라 신탁사는 사업비 조달만 가능하고 초기 사업비인 토지비를 조달할 수 없다. 따라서 통상 토지비 부족분은 시공사가 공사비의 10% 정도를 조기 유동화(ABL) 등으로 현금화해 시행사에 빌려준다. 그런데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공사비 10%로는 토지대로 턱없이 부족하자 혼합형이라는 금융구조가 등장했다. 토지비 부족분을 중순위/후순위 증권사가 충당하는 구조다. C형의 구조도 혼합형과 같다. 즉 선순위는 토지비 일부를 포함한 중소 증권사 및 제2 금융권이 맡고, 중순위(사업비)는 신탁사가 조달한다. 후순위인 나머지 토지비는 시공사가 공사비의 10~15%를 ABL로 충당한다.
D형은 오리지널 차입형 토지신탁이다. 중소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하고, 신탁사가 전체 사업비를 조달한다. 따라서 금융사들이 자금을 조달할 필요는 없다. 차입형 토지신탁이란 신탁사가 건설자금을 조달하고 건물을 건축한 후, 이를 분양 또는 임대한 후 발생한 수익을 토지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신탁상품이다. 신탁사가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사업비를 대준다고 해서 차입형이란 말이 나왔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사업주가 리스크에 맞게 4가지 유형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A형으로 갈수록 건설사 리스크가 제일 높은 반면 신탁사 리스크가 제일 낮다. D형으로 갈수록 신탁사 리스크가 제일 높고, 건설사 리스크는제일 낮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차입형이나 관리형이 옛날 신탁사 편의대로 만든 용어여서 지금의 개발사업에 대표성을 띠기에는 명칭이 어렵다"면서 "현재의 개발사업 구조와 리스크에 맞게 4가지 형태로 상품화했고 금융기관과 건설사는 각 리스크에 맞게 고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신탁업 이해도가 높은 다올투자증권 등과 함께 새로운 4종의 신탁상품을 조만간 시범 운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