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확대 국민연금, 해외 인프라자산 늘리나
해외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국민연금이 대체자산 중 해외 인프라자산을 집중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해외 인프라가 에너지 전환과 인플레에 힘입어 국내외 부동산·사모투자 등 다른 대체자산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는데다 글로벌 연기금들이 앞다퉈 인프라투자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고 2025∼2029년 5년 단위의 중기 기금운용 자산배분안을 의결했다. 기금위는 장기 운용방향 기준(위험자산 비중 65%)을 고려해 향후 5년간의 기금 목표수익률을 5.4%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2029년 말 자산군 목표 비중을 주식 약 55%, 채권 약 30%, 대체투자 약 15%로 잡았다.
기금위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위험자산의 비중을 키우고,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정책 방향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년 전인 2022년 세운 중기 자산배분안에 띠르면 작년 말 대체투자 목표 비중은 13.8%였다. 그러나 올 3월 말 기준 실제 대체투자 비중은 전체 적립금 1100조원 대비 15.8%인 173조8000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 대체투자액은 적립금 확대 및 비중 확대에 따라 지난 2019년 84조원에서 2022년 146조, 2023년 164조원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국민연금은 특히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에 맞춰 올해 해외사무소를 기존 뉴욕, 런던, 싱가포르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 추가 설치하고 해외 및 대체 투자 전문 기금운용 인력도 작년 대비 5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대체투자 중 해외 인프라 비중 늘릴 듯
국민연금의 1분기 말 기준 대체투자를 살펴보면 사모투자(74조2000억원)가 전체의 42.7%로 가장 많고 부동산(52조4000억원, 30.2%) 인프라(45조1000억원 26%)의 순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민연금이 해외 인프라투자 자산 비중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모투자는 공모 주식시장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 부동산의 경우 국내 PF시장 침체에다 해외에서는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인프라 역시 민간투자사업 중심으로 5% 내외의 낮은 수익에 머물고 있어 국민연금의 자금 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해외 인프라는 전세계적인 친환경 정책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수요 증대로 자금모집이 증가하며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인프라자산은 인플레 헤지가 가능한 투자자산이 주를 이루면서 고인플레 여건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인플레와 연동된 매출구조를 가진 자산의 실적이 개선되며 양호한 배당 및 이자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인프라 운용수익률을 보면 국내 3.61%, 해외 14.26%로 전체 11.87%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민연금은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과 공동투자 기회가 풍부한 핵심형(코어, 코어플러스) 중심의 투자를 주로 하고 있으며 가치부가형(밸류애드), 에너지전환, 디지털투자 등을 위해 해외 주요 운용사와 협업 운용전략을 펴고 있다.
글로벌 연기금, 인프라 자산 확대
인프라는 글로벌 연기금이 점점 더 선호하는 대체자산 클래스가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연기금 일본 정부연금투자기금(GPIF)과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지난 4월 해외 선진국의 전략적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공동 투자 플랫폼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타깃은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며 운송 분야 탈탄소화를 주도하는 인프라 프로젝트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인 인도네시아투자청(INA)은 글로벌인프라파트너스(GIP)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해 합적밥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자산운용사 IFM인베스터스는 인프라 투자의 위험 조정 수익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투자자에 1조달러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IFM은 2024년 글로벌 인프라 전망 보고서에서 "인프라자산이 점점 더 주류가 돼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고 있으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정부 정책 지원 변화로 상당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