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로징 사례로 본 부동산PF 트렌드 4가지
올 들어서도 부동산개발 관련 유동성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금씩 본PF약정 및 기표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의 엄격한 사업성 평가 주문 발표 이후 대주단의 대출심사 문턱이 높아졌지만 사업성이 양호하거나 보통 이상인 사업장들은 본PF 전환 및 착공,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자금 모집이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오래 걸리지만 어느정도 분양성 있는 사업장은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6월과 7월 PF가 성사된 사례를 보면 특징이 몇개 있다. 은행들은 여전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 대출을 선호하고, 시공사들이 후순위 대출을 보증하면서 대출 모집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HUG보증 또는 시공사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다.
단일 증권사가 한 사업장에 큰 금액을 취급하지 못하다 보니 여러 증권사들이 십시일반 모여서 금융을 종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부실 폭탄으로 변한 책임준공 신탁을 기피하면서 관리형 토지신탁 중심으로 수주하는 점도 최근 트렌드다.
시중은행의 HUG 보증부 대출 선호 여전
은행들이 대형 랜드마크 사업장에 자금을 통크게 쏘고 있지만 HUG 보증 대출은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우리은행과 키움증권은 청주테크노폴리스 A8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와 관련, 950억원의 대출을 기표했다. 시행사이자 차주는 청주테크노폴리스주택개발PFV다.
HUG의 PF보증서를 담보로 우리은행(400억원)과 기업은행(550억원)이 대출을 취급했다. 시공사인 금호건설이 공사비를 분양대금으로 충당하는 분양불 구조여서 토지비와 초기사업비 정도로 PF자금 조달을 최소화했다.
이 사업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32-3일원 청주테크노폴리스 A8블록 택지지구 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아파트 145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사의 후순위대출 보증
시공사들이 책임준공 뿐 아니라 후순위대출 보증을 제공해야 본PF 전환이 수월하다.
광주중외공원개발은 지난 11일 대주단과 480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출 만기는 2028년 1월 18일이다. 대출금 중 후순위 500억원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연대보증으로 만기 3개월짜리 자산담보부대출(ABL)로 발행됐다.
일정 대출 조건을 충족하면 3개월 단위로 2028년 1월18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대출실행일부터 40개월까지 사용승인을 득하는 책임준공 의무도 부담한다.
시행사는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산 68번지 일원에서 도시공원조성사업인 광주 중외공원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및 범양건영이 시공사로 참여해 공원시설 및 지하 3층, 지상 29층의 공동주택(1,2,3블록) 및 근린생활시설 등 비공원 시설을 개발한다.
공동주택 2블록과 3블록은 지난 1월 착공 및 분양했으며 나머지 1블록은 오는 12월 착공 및 분양할 예정이다.
시행사 디오로디엔씨는 마포 합정동 381-17번지 일원 합정7구역 복합개발사업을 위해 대주단과 2000억한도 PF대출약정을 지난 12일 체결했다. 대출금은 선순위(트랜치A) 1800억원, 후순위(트랜치B) 200억원으로 구성됐다.
선순위 만기는 오는 2028년 12월 15일까지 4년 5개월이며, 후순위 만기는 2025년7월14일까지 1년이다. 선순위는 증권사들이 신용 공여했지만, 후순위는 증권사 보증 없이 HL디앤아이한라의 자금 보충 및 채무인수 보증으로 통제돼 발행된 게 특징이다.
여러 증권사가 모여 선순위 해결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앵커 대주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여러 증권사들이 참여해 본PF조달을 성사시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이나 새마을금고가 선순위 대출에 크게 참여했었는데 올 들어서는 한번에 많이 대출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사가 거의 없다"면서 "자금모집 일정을 지키기 위해 일단 여러 증권사들이 자금을 모아 약정 및 기표를 하고 추후 셀다운(채권 양도)하는 형태의 펀딩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 합정7구역 복합시설 개발사업이 2000억원 한도의 PF대출 약정을 체결하는데 4개 증권사가 대주로 참여했다.
선순위 대주에는 트루합정제일차(한국투자증권, 600억원) 트루하우스제일차(KB증권, 300억원) ), 엘로알파제일차(교보증권, 100억원), 엘로베타제일차(교보증권, 450억원), 델가드제일차(유안타증권, 250억원) 등이 참여했다.
후순위 대주에는 원에스피씨제일차(교보증권, 200억원)가 참여하는 등 선,후순위 모두 증권사가 발행한 PF유동화증권이 참여했다.
광주중외공원개발의 선순위를 모집하는데도 5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선순위 4300억원에는 한국투자증권(800억원, 비티비중외제일차) 신영증권(800억원, 유니버스중외), 메리츠증권(350억원, 에스엘티중외제일차), 삼성증권(300억원, 에프엔중외제일차), 현대차증권(200억원 에이치엠중외제일차) 등이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참여했다.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지역주택조합이 7900억원의 PF자금을 조달하는데 키움증권 등 4개 증권사가 대주로 참여했다 먼저 키움증권은 2600억원 한도의 유동화증권(전단채)을 발행해 선순위 대출에 참여했다.
삼성증권은 2050억원 한도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선순위 1900억원과 후순위 150억원을 충당했다.
메리츠증권은 950억원 한도의 선순위 대출채권을 부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00억원 한도의 선순위와 300억원의 한도의 후순위에 참여하기 위해 2개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부동산신탁사, 관리형토지신탁 중심 개발사업 참여
부동산신탁사들은 주로 관리형 토지신탁사로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책임준공 도과에 따른 채무인수 등 부실을 우려해 책임준공형 신탁 제공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탁사 책임준공부로 시공 일감을 따던 중소·중견 건설사들도 덩달아 PF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서울 마포 합정7구역 복합시설 개발사업의 관리형 토지신탁사로 참여했다. 한국토지신탁은 광주중외공원개발사업의 관리형 토지신탁을 맡았다. 코리아신탁은 지난달 마포로 3-1지구 주상복합 신축 사업과 관련 관리형 토지신탁을 수주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시행사 등 토지 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를 신탁사에 맡기고, 신탁회사가 해당 토지를 관리 및 개발하는 형태의 신탁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