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주목받는 특수물류창고 3형제
물류센터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관련업계가 특수 물류창고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 시장이 본격 형성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물류 수요 확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시행업계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2차전지 수요 붐에 힘입은 위험물 창고를 비롯해 △도심형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 △항만 배후부지를 활용한 CFS(Container Freight Station, 컨테이너 화물작업장)물류창고가 특수 물류창고의 대표적 세가지 유형이다.
21일 한국기업평가와 물류업계에 따르면 위험물 창고는 그간 수출입물품 이동 성격이 강해 항만 주변에 집중 배치됐으나 최근 원활한 원재료 공급을 위해 산업단지 내 제조공장 인접지역으로의 신설이 늘고 있다. 위험물 창고 수요가 늘고 있는 데는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이차전지 붐, 국내 반도체와 석유화학산업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위험물창고는 말 그대로 위험물 및 특수화물을 담아 화재와 폭발 리스크가 있다. 때문에 외부 전문 물류 보관 및 운송 특화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다. 품목에 따라 냉동 냉장 정온 항습 특화설비를 추가해야 하며 화재감지기와 같은 안전관리시설, 안전관리자를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높은 층고와 다단 랙(Rack) 구조를 도입하며 품목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공사비 단가는 대략 평당 900만원대에 이른다. 운영시 과금체계는 품목별 보관일 기준 팔렛트당 보관료, 상하차료, 기타 작업료 등으로 구성된다. 평당 임대 면적에 따라 임대수익을 취하는 일반 물류창고와 다른 점이다.
위험물창고 시장 참가자로는 우선 수출입 화주사로 에코프로, 포스쿠퓨처엠, 엘앤에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있다. 물류보관 특화 서비스 업체로는 파운드리W, 린켐코리아, 피제이케이 등이 있다. 국내 메이저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LX판토스 등도 시장 참여자들이다.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하반기 GS칼텍스의 윤활유 등 지정 물량을 담은 특수창고인 'CJ-GS칼텍스 물류센터' 인수 우선협상자로 우리자산신탁을 선정하기도 했다. 인천 원창동 393-45번지에 위치한 이 물류센터는 CJ대한통운이 '마스터리스(책임 임대차 계약)'를 체결해 운용중이며 GS칼텍스가 CJ대한통운과 전대 계약을 맺고 실수요자(엔드유저)로서 임차해 쓰고 있다.
오승준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위험물 창고는 일반 물류대비 범용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용도 높은 엔드유저(실수요자)의 마스터리스 제공이 사업 구조를 짜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심형(라스트마일물류) 물류도 시행업계가 새로운 투자기회로 보는 분야다. 주유소 부지 등 도심내 입지가 좋으나 면적이 작은 부지에 대한 개발을 통해 공급된다. 때문에 액수가 적은 소규모 PF로 조달한다.
GS칼텍스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국토교통부 도심형물류 실증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 내곡동 주유소 부지에서 MFC(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SK에너지는 네이버와 MFC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리츠를 통한 복합스테이션 개발에 들어갔다. 지난해 4월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시화주유소를 사업지로 선정해 개발에 착수했다.
오승준 책임연구원은 "도심내 생활필수품 중심의 빠른 배송, 비주류 소규모 다수의 K뷰티(화장품) K패션(의류) 물류수요에 대응하고 라이브커머스와 연계 등 다양한 사업기회가 존재한다"면서 "다만 사업 확대를 위해선 토지담보대출을 커버할 수 있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화물 보관과 적출입 등 선사에 적합한 화물서비스를 제공하는 CFS물류 역시 새롭게 조망받는 분야다.
CFS는 여러 화주의 소량화물을 컨테이너에 채워넣거나, 수입된 컨테이너에서 내품을 인출해 여러 화주에 분산하는 작업을 하는 장소를 일컫는다.
주로 항만 배후부지에 위치하며 컨테이너 해체 및 적입을 위해 넓은 외부 작업장을 선호한다. 다만 부지 확보와 사업권 인허가에 제약사항이 많은 사업이어서 시설대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는 PF사업구조가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