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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증권사 발목잡는 이중 리스크

원정호기자
- 7분 걸림 -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국내외 자산 가격 하락시 증권업계는 부동산 PF대출 부실과  해외 대체투자 손실 측면에서 이중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점검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 내용을 종합하면 금융시장 불안시  금융권 가운데 증권업계의 유동성 리스크가  가장 크다.   부동산PF 우발채무 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손실도 증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의 발목을 잡을 요인이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 아래 공격적으로 늘린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가 그간 수익성 제고와 투자 다변화에 기여했지만 국내외 경기 여건이 악화되는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시한 폭탄'으로 돌변한 것이다.

<사진설명: 한국은행이 22일 오전 금융안정 상황(2022년 9월) 설명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신재혁 자본이동분석팀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 이종렬 부총재보, 이정욱 금융안정국장, 이대건 안정분석팀장(사진=한국은행)>

PF대출 부실 위험 확산

자료:한국은행


PF대출 유동화증권 발행 증가와 보증 수수료 수익 증대 전략에 힘입어 증권사의 PF대출 관련 채무보증이 크게 확대됐다.  관련 채무보증은 지난 2013년 말 5조9000억원이던 것이 올 6월말 기준 24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가 커지고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PF대출의 부실 위험도 덩달아 늘고 있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사업이 지연·취소되고 있는데 이 경우 담보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브리지론(사업인가 전 대출)의 건전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분양주택 등이 단기간 급증할 경우 일정 시차를 두고 본PF대출(사업인가 후 대출) 부실도 빠르게 늘어날 소지가 있다"면서 "과거 PF대출 부실 사태를 보면 위기 전 준공후 미분양주택이 급증한 이후 저축은행 PF대출 연체율이 2~3년의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유동성 제공 외 신용 위험까지 부담하는 신용공여형 보증을 주로 확대했다.  이처럼 PF유동화증권에 대한 증권사의 채무보증 확대로 PF대출 부실시 일부 증권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충당금 적립 수준, 담보유형, 시공사 신용등급 등을 고려할 때  증권사의  PF대출 부실위험이  은행 및 보험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증권사는 은행・보험사에 비해 고정이하 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Coverage ratio)이 상대적으로 낮고 담보가치 불확실성이 높은 수익권증서의 담보 비중이 높은 편이다.   부동산담보신탁 수익권증서는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권(미래 발생 현금흐름)에 대해 부동산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발행한 증권으로 원본이 되는 신탁재산에 따라 담보가치 변동성이 크다.


한은은 "시장성 수신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는 시장 불안시 PF우발채무 인수와 PF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유동성 위험에 처할 위험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대체투자 미매각분도 손실 우려

자료:한국은행

최근 국내외 경기 여건이 악화되면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해외 대체투자손실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올 6월말 기준 21조원(총자산 대비 4.3%, 재매각분은 제외)으로 전년 말(20조5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중 증권사가  기업고객사 앞 매각 목적으로 인수했으나 매각에 실패해 보유중인 미매각분은 6조1000억원에 이른다. 증권사는 대개 3~6개월 내 재매각을 조건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승인한다.

해외 대체투자 자산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절반 이상(51.8%)을 차지한다. 투자지역은 북미 지역(45.3%)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가장 높고 유럽(29.7%), 아시아(14.5%) 순이다.


투자 만기는 평균 7년으로, 3년 이내 만기 도래액이 전체의 44.2%에 달한다. 5년 초과 만기도래 비중은 41.7%이다.


한은은 해외자산 가격 하락시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했다. 최근의 해외부동산가격 조정은 주로 만기 3년 이내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의 3년 이내 만기도래 비중(44.2%)이 보험사(15.9%)를 크게 웃돈다.

특히 후순위·지분성 투자일수록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증권사의 후순위·지분성 투자의 비중(59.9%)이 보험회사(31.0%)를 크게 상회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해외대체투자 자산의 요주의·부실 비율이 증권사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글로벌 부동산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건전성 저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의 해외대체자산 중 6개월 초과 미매각분이 코로나19 발발 시기 이후 5조원 이상으로 증가한 가운데 투자자산가치 하락시 이행해야 할 채무보증 관련 유동성 리스크도 높은 상황이다.

전체 미매각분 중 6개월 초과 미매각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80% 이상으로 상승했다.  또한  작년 12월 말 기준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채무보증 비중은 전체 해외대체투자 자산의 28.8%에 달한다.


환율 급등시 발생할 수 있는 해외대체투자 관련 환정산손실 보전(캐피털콜)과 환헤지 비용 증가 등의 유동성 리스크도 있다.  국내 펀드를 통한 해외 대체투자시 환율 급등으로 자산운용사의 환헤지 정산 손실 등 자금 소요 발생시 약정에 따라 펀드 투자자의 추가 출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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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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