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건설금융의 변화...'신보 보증에 보험사 직접대출'
그린스마트스쿨(학교 개축사업)과 같은 '임대형 민자사업(BTL)'의 건설금융 조달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산업기반신용보증을 제공하면 보험사가 이 보증부 대출에 참여하는 금융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시공사 부실 우려가 불거지자 건설 기간 중 신보의 대출 보증에 대한 금융권이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최근 그린스마트스쿨 밀양고 외 1개교 BTL사업에 대해 300억원대 보증(산기반신보증)을 승인했다. 건설기간 신보가 채무 보증하면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대출에 참여할 예정이다. 밀양고 BTL사업 보증 승인 외에 인천 선화여중과 경기 평택 성동초 등 2건의 BTL도 신보의 보증 승인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신보는 민자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BTL 보증수수료를 작년 말 10bp(1bp=0.01%)에서 올해 5bp로 낮춰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연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사태 이후 중소 건설사의 준공 이행과 신용 상태에 대한 금융권 우려가 제기되면서 신보의 대출보증을 신청하는 BTL사업이 늘고 있다. 통상 지역 BTL사업은 대형 건설사가 아닌 지역 중소·중견건설업체들이 시공을 맡는다. 신보가 건설기간 대출채무를 보증하면 건설사 부도시 대출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 준공 후 운영기간에는 정부의 임대료(리스료)가 나오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안정성이 높아진다.
신보의 BTL 보증 신청 증가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보험사들이 과거 주류를 이루던 통펀드(대출+지분투자)를 통한 간접 대출을 기피한 영향도 한몫했다. 지난해 IFRS 17 도입 이후 보험사는 펀드 투자자산을 공정가치(시가)로 평가하고 이를 당기손익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손익변동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펀드 투자를 꺼리고 있다.
과거에는 공사비를 BTL펀드가 충당했지만 펀드 설정이 귀해지면서 보험사들이 보증부 대출에 직접 나서는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신 초기 사업의 후순위 및 지분 투자를 겸했던 펀드가 없어 건설사들이 초기 자본금 100%를 납입한 다음 준공 이후 펀드에 지분을 매각해 엑시트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초기 투입비 부담이 커졌지만 실시계약을 체결한 BTL공사 착공은 가능해진 것이다.
BTL펀드시장은 가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설정을 준비했던 BTL펀드들이 출자자(LP)를 찾지 못해 줄줄이 지연되면서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800억원 BTL펀드를 포함해 2,3건 설정에 그치고 있다.
반면 BTL건설 물량은 뉴딜 바람을 타고 지난 2021년부터 연간 2조원대 고시 규모로 늘어났다. 그린스마트스쿨 등 학교 개축사업이 급증해서다. 이에 BTL사업에 건설비를 충당할 자금에 비해 시중 펀딩 갭(부족자금 격차)이 커지고 있다.
BTL(Build Transfer Lease,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자금으로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고 정부는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투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