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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저널) 건설사가 RM(리스크 매니지먼트)을 강화하는 이유

이지은
이지은
- 8분 걸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공사는 수주 관련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수주심의위원회' 로 부르거나, 줄여서 '수심위' ·'수주 심의'라고 칭합니다.  대부분의 시공사는  토목·건축·플랜트(토건플) 각각의 사업부문(본부)에서 '부문(본부) 수심위'를 1차 수행하고 이를 통과하면  '전사 심의'에 상정해 수주 여부를 판단합니다.  

부문과 전사, 이렇게 2단계로 나눠 수많은 연관 부서원의 의견을 취합하고 분석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밟습니다.얼핏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이토록 열심히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업부문 단계와 전사단계 수주 심의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업부문 수주 심의 단계

1차 관문인 사업부문(본부) 수주 심의에서는 상정된 프로젝트의 ①입지 ②분양성 ③사업안정성(발주처 신용도 포함) ④토지확보 ⑤사업성·수익성, ⑥자금조달구도(뱅커빌리티·Bankability) ⑦상품성 ⑧공사성 등을 봅니다.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수익성 판단에 집중하는 이 단계에선 '부분 최적화', 또는 '사업부문 최적화'를 중요시 여깁니다.  

사업부문은 그 해에 할당된 수주·매출·수금 목표가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부여(인센티브)가 전사적 유인책보다 높을 것입니다.

심의 통과(가결), 심의 탈락(부결), 조건부 통과(가결)의  의견개진권·발언권이 있는 사업부문 심의위원이 몇년 후에는 순환보직이나 조직개편 이유로 심의상정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수주심의를 운영하는 RM(리스크 매니저) 역시 한 때 영업팀·현장에 소속됐거나 또 다른 부서로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죠. 수주추진 부서와 견제부서(기능부서)가 항상 긴밀하게 소통·협업하고 있으므로 서로의 입장, 형편과 사정, 미충족 수요와 욕구를 훤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업팀이 수주를 많이 해 매출 백로그를 든든히  쌓아놓아야 경영효율성이 향상될 뿐 아니라 정성적 측면의 경영 안정화가 정착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사업부문 수주심의는 아무래도 리스크 해결방안 및 조치계획에 좀 더 포인트를 두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견제기능 체크보다 지원부서로서 서포팅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RM역할을 10여년 수행한 저 역시 사업부문(본부)의 의사결정은 공격적이고 가급적 사업을 이행하려 하는 활달한 방향성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사업부문이란 사업을 추진하는 조직, 즉 일을 벌리고, 만들어 추진하고 성과를 창출해 내는 조직이니까요.

전사적 수주심의 단계

전사적 심의는  '전체 최적화'와 '견제와 균형'에 좀 더 집중합니다.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리스크 요소를  부문 수심위에서 1차적으로 걸렸다고 보고 전사 단계는 좀 더 냉철한 시각에서 ⑨전략적 FIT(중장기 포트폴리오 차원의 전략 FIT), ⑩재무자원 할당 ⑪조직역량 설정 ⑫리걸·클레임 이슈⑬ERM(전사적 위험 관리)등을 검토하죠.

프로젝트의  속성이나 특성을 규명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전략상 배치와 직결되며, 이는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전략적 핏(Fit)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가늠할 논거를 뒷받침합니다.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외형 확장이나 볼트온 전략 등의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이에 맞는 시범 프로젝트나 랜드마크, 플래그십 프로젝트로서 시의성과 대표성이 있다면 이 전략적 핏은  다른 리스크 요인의 흠결(?)을 덮어 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조커 카드'나 '프리패스 카드'와 같다고 할 수 있죠.

회사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재무자원과 인적자원에 기반한 조직역량으로 나뉘는데요.  자본금(투자금), 대여금, 신용공여(지급보증, 채무인수, 책임준공 등)와 구성원들의 시간을 어떤 프로젝트에 얼마만큼 배분하고 배치하느냐는 무척 중요합니다.

때문에 수주추진 부서는 수주 당위성을 탄탄한 논리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많은 허들을 하나하나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상정된 프로젝트의 매력을 충분히 호소해야만 심의 통과가 될 뿐 아니라, 전사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자원배분을 유도해 낼 수 있어서입니다.

어떤 지표를 갖고 인당 생산성을 평가할 것 하는가, 공사금액인가, 매출이익인가, 영업이익인가, 공헌이익인가를 두고 치열한 토의가 이뤄집니다.  사내차입(거래)금리의 적용방식이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최저 요구수익률 도출 논리에 대한 논의도 합니다.

포트폴리오상의 위험 대비 수익 적정성을 논의하고, 사업유형별로 '추가 수익 잠재력과 하방 위험(Upside Potential and Downside Risk)'을 측정합니다.  향후 환경변화의 폭을 설정하고 최상-중간-최악(BMW)시나리오 플래닝을 수립해 프로젝트가 회사 전체의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총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영향력 평가와 시뮬레이션도 수행합니다.

건설사 수주 심의의 의미

이토록 촘촘한 바틈업(bottom up) 방식의 수주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난 수주추진부서(영업팀)는  실제 수주하기도 전에 탈진상태에 빠지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공사는 이런 가혹한 자정 메커니즘 운영방식을 완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RM의 궁극적 목표는 최악 상황에서도 생존 가능한 운영환경을 조성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게이트 키퍼를 수행해 회사가 영구 존속하는데 기여하는 것일테니까요.

업무효율과 정보보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많은 구성원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분석결과를 조합해  혹시나 간과하거나 놓친 시그널은 없는지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물론 위계질서가 강하고 경직된 조직일수록 비주류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형식적이라도 이런 의사결정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조직이 아예 없는 조직보다 훨씬 건강합니다.

수주심의 프로세스는 자칫 사일로 효과(다른 부서와 소통하지 않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 현상)에 경도될 수 있는 기능부서의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각자의 본업을 초월한 학제적, 융합적으로 관점을 확장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이 상호 교류한 인사이트는 참여한 모든 구성원에게 분산되며, 평등하게 쌓인 지식과 경험은 총체적인 조직역량 향상에 시너지를 더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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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수주심의RM

이지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축기획실/건축RM팀 책임매니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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