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협 선정된 현대건설-현대백, 복정역세권 입점 확약
위례신도시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이 복정역세권에 각각 사옥과 대형 상업시설 입점을 확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과 같은 특정 대기업에 유리한 참여조건과 평가지표 탓에 사전 담합의혹이 불거졌지만 LH(토지주택공사)는 공모를 공정하게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LH는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평가 결과 현대건설컨소시엄을 우협으로 지난 7일 선정해 통보했다.
앞서 LH는 복정역세권을 서울 동남권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22만㎡(6만6000평) 규모 토지 3필지를 개발할 민간 사업자를 공모했는데 현대건설컨소시엄만 단독 응찰했다. 질의 접수를 위한 사업의향서 접수자는 56곳에 달했지만 입찰에는 1곳만 참여한 것이다.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을 대표 주간사로 HDC현대산업개발, 한림건설, 라니디앤씨, SK디앤디, 현대백화점,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코람코자산운용 등 11개사가 참여했다. 토지비 3조3250억원을 포함해 사업비만 10조원이 넘는 메가 프로젝트여서 자금을 공급, 주선할 금융기관이 대거 참여했다.
LH는 공실방지 및 주민 편의, 초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모지침서상 앵커 기업 유치와 앵커 상업시설 입점 확약을 계량 평가로 내세웠다. 앵커기업 기준은 직원 1500명 이상을 충족하는 법인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스스로 앵커기업이 돼 3만㎡의 오피스를 사용하고, 컨소시엄 출자 구성원인 현대백화점이 대형 상업시설 입점을 책임지는 구조를 짰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앞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LH와 사업협약을 우선 맺고 이어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위례신도시 관문에 위치하고 허용 용적률이 500%로 높은 점이 장점이다. 개발이익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반면 토지대가 평당 4900만원으로 다소 비싼데다 주변 성남공항이 위치해 고도제한이 있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경색으로 PF사업이 어려움에 처해 이런 초대형 개발 사업을 이끌어갈 민간 사업자는 소수에 그친다. 사업대상지에 인접한 도시지원시설용지 2필지(성남시 공모, 5만5811㎡)도 1회 유찰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단독 응찰해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한편 이번 입찰에 현대건설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해 경쟁없이 우협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LH가 현대건설과 사전 교감을 통해 공모를 가장한 '꼼수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공모 대상 부지 통합 ▲상위 10위 내 3개 건설사 단일 컨소시엄 구성 허용 ▲직원 수 1500명 이상 등의 입찰 조건 등을 지적하면서 "LH가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입찰이 가능하도록 높은 진입 장벽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의 의혹 제기 이후 사건을 검토한 공정위원회는 실제 담합이 이뤄졌는지를 놓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LH는 15일 해명자료를 내고 민간사업자 공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LH는 대기업에 유리한 참여 조건을 내걸었다는 지적에 대해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총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신용도가 높고, 시공 능력이 우수한 건설사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이는 성남시가 발주한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과 서울도시개발공사(SH)의 복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등 유사 공모 사례에서도 확인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3개 필지를 통합해 공모한 데 대해서는 "복정역세권은 사업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송파IC(고가도로)로 부지가 단절돼 효율적·입체적 개발을 위해 통합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정부 정책 및 관련 성남시와의 업무협약에 따라 통합 개발이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당 행위 여부와 책임 소재를 파악한 뒤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발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