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국민銀, 美 QTS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7억달러 금융주선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미국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시행하는 'QTS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참여해 약 7억달러의 금융을 주선했다. 산은과 국민은행은 총 사업비 34억달러 규모인 이 프로젝트에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함께 7개 금융 주선기관으로 참여했다.
21일 IB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이날(미 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소재 340MW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의 신디케이션을 완료했다. 전체 신디케이션 규모는 약 34억달러에 이른다. 공동 금융주선기관은 일본 미쓰이쓰미토모은행(SMBC), 프랑스 BNP파리바은행,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 총 7개 금융기관이다. 단순 대출참여기관 13곳을 포함하면 총 20개 금융기관이 신디케이션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총 4억달러의 대출을 약정하고 이 중 2억달러를 해외 금융기관에 셀다운(대출채권 양도)했다. 국민은행은 3억달러 약정하고 이 중 1억6000만달러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국민은행은 각각 2억달러, 1억4000만달러의 인수 대출채권을 5년 만기 동안 보유할 예정이다. 사업주인 블랙스톤은 건설기간을 포함한 5년 대출 만기 이후 운영기간에는 채권으로 리파이낸싱할 예정이다.
이번 국내은행의 '인수 후 셀다운' 방식 해외 주선은 금융위원회가 대부업법 시행령 등 감독규정을 개정해 국내 금융사의 외화 대출채권을 해외 금융기관에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에 가능했다. 산은 등은 그동안 해외 주선기관으로 참여해 대출채권을 인수해도 이를 해외 금융기관에 셀다운하지 못해 채권을 전액 만기까지 보유할 수 밖에 없었다.
기존 대부업법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가 해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해도 해당 채권을 매각할 수 없다. 대부채권(대출채권) 양수인에 외국 금융사가 포함되지 않아서다. 대출채권 매각대상에 국내 금융기관(정책금융 및 민간금융 포함)만 한정됐다.
금융위는 해외 인프라 투자 및 진출 활성화 차원에서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로 하고 관련 대부업법을 개정해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 산은 관계자는 "규제 개선에 맞춰 미 데이터센터 딜을 신속히 인수한 후 셀다운하면서 주선 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순수 해외(비거주자) 프로젝트는 물론 국내기업의 수주 지원을 위한 해외 진출 프로젝트에도 금융 주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랙스톤은 앞서 2021년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QTS 리얼티 트러스트'를 10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블랙스톤은 QTS 리얼티 트러스트를 통해 80억달러 이상을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QTS 리얼티 트러스트는 미국 다섯 개 주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부지확보를 위해 10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현재 약 200억 달러로 평가되는 규모를 두 배 늘릴 계획이다. 블랙스톤은 대형 기술 기업 간의 인공지능(AI) 경쟁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해 투자자에게 AI가 앞으로 데이터센터 성장의 핵심 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