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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보증부 PF ABCP, 시장서 자취 감추나

원정호기자
- 5분 걸림 -
롯데건설 지원용 유동화회사가 대출 실행할 17개 PF사업장 개요(자료=한국기업평가)

PF우발채무의 차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롯데건설이 자사 보증 PF ABCP(유동화기업어음)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고 있다. 만기 3년 짜리  2조3000억원의 대출을 확보해 기표한 데 이어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5000억원의 장기자금을 추가 확보함에 따라 시장에서 롯데건설 보증 ABCP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6일 메리츠금융그룹과 5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CP매입펀드를 악정했다.  이 펀드는 롯데건설이 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한 ABCB·전단채를 사들여 장기 대출로 전환해준다.  500억원 보증 규모 브릿지론 사업장 10개를 사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메리츠금융 측은 롯데건설의 재무상황이 안정화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장기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한, 국민, 우리, 하나, 산업 등 5개 은행과 키움, KB, 대신 등 3개 증권사, 롯데 그룹사가 참여한  만기 3년의 2조3000억원 펀드(유동화회사)도 조성돼 지난 6일에 기표됐다.  이 자금 역시 주요 역세권,  홈플러스·롯데마트, 민간공원 조성특례 등 롯데건설이 보증한 전국의 17개 미착공 사업장 ABCP를 사들이게 된다. 만기일은 3년 뒤인 2027년 3월6일이다.

롯데건설은 장기 자금을 총 2조8000억원으로 늘린 만큼 만기 도래하는 자사 보증 ABCP 단기물을 시장에서 계속 거둬들일 계획이다.  이어 나머지 사업장은 착공과 본PF 전환 또는 자체 현금유동성(작년 말 기준 2조원)으로 상환에 나설 예정이다.   본PF 전환이 이뤄지면 롯데건설은  직접적인 보증(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에서 탈피해 책임준공 의무만 부담하면 된다.

앞으로 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롯데건설 보증부 ABCP 물량 거의 대부분을 감축하는 게 롯데건설의 궁극적 목표라고 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롯데건설의 분양 미개시 PF우발채무(분양단계와 도시정비 제외)는 3조2000억원 정도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롯데건설의 3개월물 ABCP(전단채 포함)는 7.10~7.25%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말 기준 롯데건설 PF우발채무 만기도래액(자료=한국신용평가)


롯데건설이 보증부 PF 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는데 발벗고 나선 것은 단기 PF우발채무의 차환 위험에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ABCP가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차환되지 않으면서 4분기 만기 도래한 ABCP 중 2조9000억원을 회사가 사들여 보유한 바 있다. 이 바람에 회사 차입금이 수조원대 급증해 악성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초 메리츠금융이 조성한 1년 만기 1조5000억원의 펀드가 나오면서 이 펀드에 유동화증권을 넘기고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롯데건설이 자사 보증 ABCP 물량 감축에 나선 것은 PF우발채무가 과중하고 착공 및 분양 이전 단계의 예정 사업장 비중이 많다는 시장의 우려도 불식시키려는 포석이 담겨있다.

도급사업 관련 PF보증(4조9000억원)의 경우 미착공사업장 비중이 75%로 다른 건설사 대비 높다. 과중한 PF보증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PF사업 전개양상과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단기 CP의 차환 및 상환리스크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장기 펀드 조성을 통해 현금유동성이 확충되면서 PF우발채무의 차환 위험이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향후 본 PF전환 여부 및 분양 실적 등 PF우발채무 감축을 위한 회사의 사업추진 상황을 검토하고, PF우발채무를 감안한 실질적인 재무부담 수준 등을 고려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은 2022년 12월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후 동일한 등급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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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롯데건설메리츠금융그룹PFABCP

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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